<신계숙의 맛터사이클 다이어리 시즌2> 정선과 묵호의 발갈 닿는 곳마다 인연, 정선 오일장 콧등치기국수와 옹심이 모둠전, 신계숙의 '거지닭', 29살 청년 농부, 문어잡이 선장님, 산골짜기 책..
<신계숙의 맛터사이클 다이어리 시즌2>
발길 닿는 곳마다 인연
정선 묵호
2021년 5월 31일 밤 10시 45부 방송
봄이 온 것 같은데 어느덧 여름이 성큼 다가와 있다.
산, 물, 사람까지 깊고 푸르른 강원도를 향해 떠난다.
항상 여행이란 설렘을 안고 떠나는 길, 여행이 있어 ‘언제’, ‘어디로’로 떠나는지 만큼 중요한 것이 있다면, 그것은 우연히 만난 ‘특별한 인연들’일 것이다.
29살의 청년은 농사가 자신의 적성에 맞는다고 하는 이가 있고, 깊고 깊은 산골짜기에서 책방을 운영하는 부부도 있고, 노래하는 문어 잡이 배 선장님까지 만날 수 있다.
강원도에서 태어나고 자라 누구보다도 더 고향을 사랑하는 강원도 토박이들과의 가슴 따뜻한 만남과 깨끗하고 맑은 강원도의 청정 자연을 닮아 더 없이 소중한 인연을 만나다.
수려한 동강이 흐르고 있는 정선은 태백산맥의 한가운데 있으며 깊고 깊은 산과 동강의 품에 안겨 있어 달리고 있자니 저절로 노래가 흘러나오기까지 하는데...
계숙은 정선장에서 오토바이가 멈춰 마침 오일장이 들어서는 장날이라 시장은 이른 아침부터 상인과 손님들로 활기차게 움직인다.
정선장에서는 정선의 깊고 험준한 산이 준 각종 약초와 산나물, 넉넉한 인심과 시장 상인들의 유쾌하고 즐거운 입담까지 계숙은 장을 몇 번을 둘러보아도 질리지 않는다.
하지만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법.
계숙은 우연히 만난 은사님과 함께 ‘강원도의 맛’을 찾아 한 곳의 식당을 찾는데, 콧등치기국수와 옹심이, 모둠전까지, 산골짜기 척박함을 품은 정선의 음식은 산골마을의 별미가 되었다.
계숙은 은사님 덕분에 배도 마음도 따뜻해지고, 은사님의 기억 속 ‘신계숙’은 어떤 학생이었을까 궁금하다.

은사님의 좋은 기운을 받아 다른 때보다 더 기분 좋은 라이딩이 되고, 숲과 강이 안내하는 길을 따라 드넓은 곤드레 밭이 펼쳐진 곤드레 수확중인 한눈에 보아도 앳된 청년 농부와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청년은 정성을 쏟은 만큼 정직하게 둘려주는 농사일에 매료되어 고향에서 농사를 시작했다고 한다.
청년은 9년 차 접어든 농부이지만, 늘 처음 농사를 시작하던 때를 떠올린다고 하는 청년은 꿈이 궁금하다.
덕산기 계곡은 정선에서도 오지 중에 오지라 불리는 곳으로 21세기를 살아가는 현재 휴대폰도 잘 안 터지고, 들어가는 길조차 쉬지 않은 그곳에 살고 있는 이들이 있다.
깊고 깊은 산 중에 책방을 연 작가 부부와 이곳이 좋아 눌러 앉았다는 자연인.
계숙이 배달음식은 꿈에도 못 꾸는 이들에게 이름도 생소한 거지닭. 기막힌 풍경 한 번 닭고기 한 입, 지금 이순간이 다른 어디보다 좋다.

묵호, 동해바다가 손지하는 곳.
한때는 오징어와 명태잡이로 호황을 누렸던 묵호항이었고, 이제는 불야성을 이루던 묵호항의 명성은 예전만은 못하다.
묵호항은 많은 이들이 치열한 삶의 터전이고 노래하는 문어잡이 선장도 그 증에 한사람이다.
문어잡이 선장은 고향인 묵호에 오니 비로소 마음의 평안함을 되찾았다고 한다. 선정과 함께 기억을 이어주는 길 논곤담길을 거닐며, 절벽 아래 묵호항과 마을을 한눈에 내려다보고 있자니 저절로 떠오르는 인생 노래들, 선장의 노래 실력이 범상치 않는데,

여행길에서 만난 이들은 하나같이 어디에서 온 누구며 뭐 하는 사람이냐고 나이는 몇이냐고 물어보지 않는다.
다만 그저 잘 왔다고 하고, 언제든 또 오라며 지친 어깨를 다독여 줄 뿐이었다. 좋은 사람들과의 가슴 따뜻한 만남이 기다리고 있는 강원도에서 발길 닿는 대로 여행길에 올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