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연인이다 465회, 해피엔딩 홍종국> 내가 만든 해피엔딩 자연인 홍종국, 1000일 완성 불로괴, 벽돌쌓기와 미장 집짓기, 광부
<나는 자연인이다 465회>
내가 만든 해피엔딩 자연인 홍종국
자연인 홍종국(62세) 씨의 집은 계곡 사이로 부는 물바람이 에어컨이 되고, 차가운 물속은 냉장고가 되는 곳으로 재빠른 몸놀림으로 세찬 물줄기를 맞으며 여름 따윈 잊고 지내고 있는 곳이다.
자연인의 집 지붕 위에는 나쁜 기운을 몰아내기 위해 거울을 두고, 머리에는 수건 대신 초록색 행주를 두른 그는 산중에서 제멋대로 사는 것 같지만 오래전 부모님 대신 남동생 셋을 키운 장남이자 가장이었다.
삶의 우여곡절이 많았던 것들을 뒤로하고 야생의 삶을 살게 된 자연인은 그가 13년 전 지금의 산으로 올 수밖에 없었던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그는 12살에 어머니를 여의고, 17살에 아버지 또한 병환으로 돌아가시게 된 자연인은 갑자기 집안의 가장이 되어 동생들을 먹여 살려야 해 광부가 되었고, 매일 2시간씩 아랫동네까지 걸어서 일을 다녀야만 했다고 한다.
그는 숨 쉬는 것조차 힘겨운 갱 속을 헤집고 다니며 땅을 파고, 어느 날은 5m 아래 굴속으로 떨어지는 사고까지 당해 방안에서 꼼짝없이 1년간 누워있기도 했다. 그리고도 몸이 회복되자 또다시 돈을 벌기 위해 갱도로 향하게 되었고, 어두컴컴한 굴속에서 일한 자연인 덕분에 동생들은 고등학교까지 공부를 끝마칠 수 있었다.
결혼하면서 자연인은 해를 쬐면서 일하는 건강한 직업을 갖기로 해 도시로 나가 건축 현장 일을 시작했다. 광부로 10년간의 경험으로 쌓인 일은 집 짓는 일과 일맥상통했고, 벽돌 쌓기부터 미장까지 눈썰미 좋은 그는 일을 빠르게 배워갈 수 있었다.
그 덕분에 게으름을 피우지 않고 맡은 일을 재바르게 해치웠던 그는 3년 만에 인정받는 숙련공이 되어 20명이 넘는 인부들을 거닐고 다니며 작은 집부터 아파트까지 전국 팔도를 누비며 집을 지었다.
그렇게 돈을 벌었지만 돈을 벌면 벌수록 그의 삶은 고달파져갔고, 받기로 한 돈을 떼이는 일도 허다하였고, 인부들 몫을 나눠주고 나면 자신의 수중에 남은 돈은 얼마 되지 않았다.
한상 최선을 다해 살아왔다고 자부했지만 돌아오는 것 상처뿐이었던 삶은 세상살이에 점차 회의를 느껴 그는 마음속에 품고 있던 지금의 고향 산을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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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아 더 흘러도 내 집도 하나 없이 떠돌이처럼 살 것만 같아 그는 13년 전 주저 없이 이곳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돌로 약초를 빻아 즙을 만들어 먹고, 1,000일에 걸쳐 완성된 ‘불로괴’까지 과거 몸 쓰는 일을 많아 했던 그는 건강을 위해 챙겨 먹는 것들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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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인은 집 앞에 위치한 계곡에 앉아 물바람을 쐬고, 눈앞의 풍경을 바라보며 신선 부럽지 않다고 하는 그는 언제나 쉽지 않았던 삶이었지만, 이제는 자신만의 해피엔딩을 그리며 산다는 자연인의 이야기를 들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