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라면 498회 옥천 영자 할매> 영자 할매의 소원 헌 집 줄게 새집 다오, 공영조, 여영자 노부부의 3대 100년 넘은 집, 67년 함께한 노부부
<사노라면 498회>
영자 할매의 소원은 헌 집 줄게 새집 다오.
2021년 9월 3일
# 100년 옛집을 평생 지켜온 노부부
충북 옥천군 작은 시골 마을에 100년이 넘는 옛집이 있다.
100년 넘는 집의 주인공은 구순을 바라보는 나이에도 부지런히 몸을 움직이며 사는 남편 공영조(89세) 씨와 아내 여영자(86세) 씨다.
노부부는 천생 농사꾼으로 67년을 함께 집을 지켜오며 산 집은 남편의 할아버지 대부터 3대째 물려받은 것으로 남편이 태어난 곳이기도 하다.
남편 영조 할아버지에게 집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어린 시절의 추억과 부모님을 향한 그리움, 가장 뜨거웠던 청춘을 보낸 옛집으로 남편은 인생을 배웠고, 소중한 배필도 이곳에서 만났으며 자녀들을 키우며 한평생 살아왔다.
100년이 넘다보니 세월이 흘러 낡고 오래된 흔적이 곳곳에 눈에 띄고 불편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고, 영조 씨는 조상들의 흔적이 담긴 집을 허물 수 없어 불편한 부분을 고쳐가며 지켜올 정도로 집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그런 애정 때문에 자식들이 새로 집을 지어주겠다는 제안도 완강히 거부하며 자기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그런 남편의 뜻과는 달리 아내 영자 씨의 생각은 다른데, 젊은 시절과 달리 갈수록 나빠지는 건강 때문에 영자 씨의 걱정은 더욱 늘어나고 있으며 남편에게 시집온 그날부터 아궁이 부엌에서 식사를 챙기고, 세탁기도 없어 손빨래만 해야 할 정도로 고생을 많이 하며 살아온 영자 할매이다.
아내 영자 씨는 당장이라도 헌 집을 허물고 새집을 짓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지만 남편의 단단한 고집을 꺾지 못하고, 오래된 부엌이라도 고쳐주면 훨씬 편할 텐데 영자 씨는 요즘 생각이 많아지고 있다.
# 90도 굽은 허리. 농사일도 살림도 점점 지쳐가는 아내
영자 할매는 86세에도 매우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는데, 아침에 일어나면 가장 먼저 뒤뜰에 키우는 닭의 사료를 챙겨주고, 남편과 함께 밭에서 일하고 남편 식사를 챙기는 것까지 요즘은 고추 수확으로 바빠 숨 돌릴 여유조차 없다.
아내는 가뜩이나 굽은 허리 때문에 보행기 없이 거동하기조차 쉽지 않고, 얼마 전 갑작스러운 건강 악화로 심장에 인공 판막기를 삽입하는 수술을 받아 요즘은 부쩍 힘에 부친다.
영자 할매의 건강이 나빠지게 된 이유가 따로 있는데, 2006년 심장마비로 갑작스레 세상을 떠난 큰아들 때문이다.
영자 씨는 사랑하는 큰아들을 향한 그리움과 죄책감 때문에 일만 하느라 땅에 붙어살았던 엄마는 그렇게 해야만 큰아들을 향한 마음을 잠재울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런 마음을 아는 남편 영조 히는 무뚝뚝한 성격 탓에 표현을 하지 못하지만 아내의 마음을 그 누구보다 잘 아는데, 그런 아내를 볼 때마다 불안하고 안타까운 마음뿐이다.
# 고집불통 남편과 옛집을 바꾸고 싶은 아내
아내의 소원은 오직 하나 나이가 들기 전에 남들처럼 편한 집에서 생활하며 남편과 건강하게 지내고 싶은 마음이다. 그런 아내의 요구에 늘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남편은 함께 살아온 67년 동안 남편의 곁을 묵묵히 지켜온 아내이지만 몸이 약해지면서 평범한 일상이 점점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

그러다 결국 무리를 하고 아내는 몸 져 눕게 되고, 함께 병원에 가자고 하지만 남편은 아내보다 밭일이 더 우선이다.
아내 영자 씨는 혼자 병원에 다녀오고 아내의 기분이 신경 쓰인 남편은 갑자기 집안 거미줄을 털어준다며 나섰는데, 흙 묻은 장화를 신은 채 집안을 돌아다니다 괜한 핀잔을 듣게 되는데...
남편은 평소와는 다른 아내의 반응에 몹시 당화한 남편을 어찌할 바를 몰라 한다.

67년 이란 오랜 세월의 흔적이 담긴 옛집에서 서로에게 의지하며, 살아온 노부부의 헌 집을 고치고, 새집을 바라는 영자 할매의 간절한 소원이 이루어 질 수 있을까?
노부부의 행복을 찾을 수 있는 방법은 과연 어떤 것일지 영자 할매의 소원 헌 집 줄게 새 집 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