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의 동네 한바퀴 156화>동해 도치알탕, 어머니의 묵호태 덕장, 못난이 삼총사 도치 곰치 장치, 독일병 어머니의 묵호태,
<김영철의 동네 한바퀴 156화>
눈부시다 푸르른 날들. 강원도 동해시
강릉과 삼척 사이에 숨은 진주 같은 동네로 눈부신 쪽빛 바다를 이름으로 삼은 강원도 동해시로 동해를 닮아 푸르른 삶의 이야기를 파도치듯 떠나본다.
# 동해 겨울철 별미 도치알탕
겨울철 동해는 많이 잡히는 못생긴 물고기 삼초사인 곰치, 도치, 장치, 못생겼다는 이유로 잡히면 버려지기 일쑤였다는 삼총사 물고기였다.
그러나 이제는 ‘못난이 생선’보다는 ‘겨울철 별미’로 소문이 나 구하기도 어려운 귀한 생선이 되었다고 한다.
묵호어시장 뒷골목 식당가 가게 앞에서 ‘못난이 삼총사’ 중 하나인 도치를 손질 중인 사장님은 도치는 비린내가 없어 담백한 맛이 일품으로 지금이 알배기 도치가 가장 맛있을 때라고 한다.
도치 알의 톡톡 터지는 식감이 매력적인 도치알탕 한 그릇의 마은 어떨까.
# 시린 겨울바람을 견뎌온 어머니의 묵호태 덕장
묵호항은 과거에 항으로 개항하고 오징어와 명태 잡이 배로 가득했던 시절이 있었다. 항구 뒤편 비탈에 형성되었던 판자촌에서는 생선을 말리는 덕장을 흔히 볼 수 있었다는데, 그 곳에는 골목길 마다 생선을 지게에 지고 날랐던 사람들 때문에 길바닥에는 논처럼 언제나 질퍽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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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지금까지도 논골담길로 불리고 있다는데, 그 때의 흔적이 벽화로 새겨져 있는 마을의 골목길을 따라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전통 묵호태 덕장이 있다.
묵호태는 80년 전부터 묵호 지역에서만 생산해 온 북어의 일종으로 어획량 감소와 생산인구의 고령화로 인하여 일부만이 묵호태 덕장의 명목을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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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년 세월동안 이곳에서 찬바람을 맞으며 명태 손질을 했다고 하는 어머니는 동네에서 독하게 일했다고 소문이 나 ‘독일병’이라는 별명까지 얻게 되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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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자식에게 가난을 물려주지 않으려고 모질게 일했다는데, 그 세월을 지켜본 아들 부부는 어머니의 시린 손을 잡아주기 위해 4년 전 힘을 합쳤다고 한다.
동해 겨울 바다에 맛있게 말리는 묵호태처럼 세월에 더욱 견고해지는 가족애를 마주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