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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연인이다 492회, 자연인 김만갑>안녕 따뜻한 내 인생, 90도 각진 스포츠머리와 억센 경상도 사투리 자연인, 자연산산과 2m가 넘는 칡

꿀이꿀이 2022. 2. 23.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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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연인이다 492회>

안녕 따뜻한 내 인생

자연인 김만갑

 

밤새 쌓여 있는 눈 위로 찍힌 발자국을 따라가며 산을 오르던 승윤 씨는 점점 강하게 불어오는 바람에 지쳐 갈 때쯤, 누군가가 애타게 찾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흑돌이, 흑순이를 부르며 다짜고짜 자식이 사라졌다며 승윤에게 함께 찾아달라고 하는 의문의 남자를 볼 수 있다.

 

 

남성은 서글서글한 생김새와 다르게 90도 각진 스포츠머리와 억센 경상도 사투리를 쓰고 있는 김만갑(72) 씨를 만났다.

승윤과 김만갑 씨는 산길을 따라가던 중에 나뭇가지에 걸린 흑돌이를 보고 아이처럼 환하고 밝게 웃음을 띠는 그는 하회탈 같은 미소를 가진 남자는 어쩌다가 이 산으로 들어오게 되었을까?

자연인 김만갑 씨는 서울에서도 유명한 한의사 아버지 그늘에서 자랐고, 유복했던 집안 덕분에 그는 보릿고개란 말을 모르고 자랐다고 한다.

 

 

그러나 유일하게 배다른 자식이었던 자연인은 알게 모르게 다른 형제들에게 차별을 당하였고, 그 차별은 나이가 들면 들수록 점점 더 심해졌다.

자신 때문에 싸우는 부모님 때문에 그는 독립을 결심하고 그의 나이는 18실 이었다. 만갑 씨는 집을 나와 그가 처음 구한 직장은 다방 요리사였는데, 어린 나이였지만 무시당하지 않기 위해 열심히 최선을 다해 일을 했고, 나중에 웨이터 보조 일까지 하면서 악착 같이 돈을 벌었다.

 

 

그렇게 일한 결과 20대 중반에 꽤 큰 규모의 술집을 운영할 수 있게 되었고, 어린 나이와 작은 체구 때문에 종종 주변에서는 무시를 당하였던 그는 강하게 보이기 위해 머리를 바짝 자르며 건달 행세를 하기도 했단다.

 

 

그렇게 자신과 어울리지 않았던 가짜 가면을 쓰고 살아야 했던 시간은 자신을 점점 더 지치게 만들었고, 서서히 운영에 정을 떼면서 가게에 소홀해졌고, 그렇게 가게는 문을 닫게 되었다.

가게가 망하자 아내와도 헤어지게 되고 말았다.

자연인은 홀로 자식들을 돌보며 일까지 해야 했고, 낮에는 일용직부터 골동품 사업과 석공 일을 나갔고, 밤에는 어린 두 이들을 돌보며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워야만 했다.

 

 

자연인은 혹여 자식들이 홀아비 자식이라는 말을 들을까봐 사소한 잘못에도 아들들을 엄격하게 대하였다고, 집에서도 일터에서도 외로웠지만, 스는 산길을 걸을 때만큼은 포근함과 따뜻함을 느낄 수 있었단다.

산의 정상에서 그는 언젠가는 이 산에 작은 오두막을 짓겠다는 결심을 되새기며 작은 위안을 삼고 살았다.

20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공사장에서 장비들의 굉음을 견디면서 가장으로서 책임을 다하고 나서 자연인은 이 산으로 들어올 수 있었단다.

 

산에서 살면서 자연인에게 외로움이라는 단어는 사라졌으며 매일 아침 얼어붙은 개울가에서 얼음을 깨서 목을 축이고, 눈앞에 펼쳐지는 절경을 즐긴다고 한다.

그는 산신령이 허락해야만 볼 수 있다는 자연 산삼을 찾아 떠난 산행에서 2m가 넘는 칡을 보고도 대수롭지 않아하고 부심을 부려보는 자연인이다.

 

 

자연인은 산행으로 고생하는 승윤을 위해 각종 약재를 넣어 만든 염소전골과 수제 수제비를 만들어 먹는다.

자연인이 직접 기른 토종벌이 모은 꿀로 호떡을 만들어 한입만 먹어도 춤과 웃음이 저절로 난다.

천천히, 빠르게, 가나 결국 언젠가는 우리 모두가 자연으로 돌아오게 되어있다는 자연인 김만갑 씨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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