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밥상, 도토리묵 밤묵>공주 도토리묵, 김옥연씨의 밤묵, 도토리 맷돌 갈아 묵 만드는 과정, 콩국물도토리묵국수, 밤구절판 밤묵말랭이
<한국인의 밥상>
묵묵히 맛있다. 묵
오직 정성으로만 슬로푸드의 끝판왕이라는 묵.
탱글탱글 입맛을 사로잡고 어우러질수록 더 빛나는 묵의 세계
만드는 동안 팔을 쉴 수 없을 정도 고생과 정성이 가득 담겨져 있는 음식 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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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토리묵, 우리 선조들의 귀한 음식
지금은 채취를 함부로 할 수 없게 된 도토리는 청동기 유적지에서도 발견되었다는데, 자료를 보면 한반도에 오래전부터 도토리를 먹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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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남도 공주의 한 마을에서 이러한 도토리묵을 귀하게 여겨 아직까지 집집마다 만들어 먹고 있단다. 맷돌에 갈아 묵을 만드는 과정은 번거롭지만 그렇게 해야만 옛날 그 맛을 그대로인 도토리묵을 먹을 수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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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의 마을에서는 도토리묵을 만들려고 낸 가루에 팥고물을 섞어 숟가락으로 떠먹기고 했고, 지금 먹어도 그 맛이 그렇게 별미라고 한다.
나탈나탈한 도토리묵이 완성되면 국수처럼 썰어 콩 국물에 말아먹었으면 바빠질 농번기를 위해 힘을 보충하는데 이만한 음식이 없었다고 한다.
밤묵, 귀했던 밤의 새로운 변신
밤은 수확이 끝난 철에도 가지치기와 거름주기로 한창 바쁜 밤 농사꾼 김옥연 씨는 20여 년 전 남편이 세상을 떠나고 홀로 큰 농사를 도맡아 일을 하는 도연 씨를 이웃 사람들은 종종 그녀를 찾아 일을 도우며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먹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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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옥연 씨는 고마운 친구들을 위해 밤으로 묵을 만든다고 하는데, 예전에는 밤이 지금보다 더 귀해 밤묵을 만드는 것은 꿈도 꿀 수 없었고, 밤농사를 짓게 된 지금은 다양한 밤 음식을 만들어 먹는 재미를 붙였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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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묵을 만드는데 어김없이 묵 젓는 일은 빠질 수 없는 일이고, 밤묵에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밤묵을 말려 밤묵말랭이를 만든다.
꼬들꼬들한 밤묵말랭이를 황탯국에 넣어 밥 없이도 먹을 수 있는 든든한 한 그릇이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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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여럿이 모이는 날에만 해 먹는다는 밤구절판은 생밤에 치자로 물을 들이기도 하고, 밤묵전병도 만들어 먹는다.
또한 이런 날에 빠질 수 없는 아이들 생각으로 딸이 찾아와 만든 어머니를 위한 밤묵말랭이까지 귀한 밤묵 한 상을 만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