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밥상, 한국인의 조림 밥상>고창 김정순씨의 조청, 명태조림 등갈비 가마솥 닭강정, 8시간 졸여낸 조청 만들기, 10년을 끓인 들깨죽
<한국인의 밥상>
졸이고 조리다. 한국인의 조림 밥상
긴 시간 뭉근하게 조리기만 하면 더 진하고 선명해지는 풍미.
재료의 핵심만 응축시킨 맛의 용광로.
선조들의 오래 두고 먹고자했던 지혜가 스며있는 궁극의 조리법으로 한 눈팔지 않고 정성을 드려 조려낸 우리의 조림 밥상을 만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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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고창, 졸이고 조린 마음 어머니의 밥상
전라남도 고창의 한 철쭉 밭에서 아들의 농사일을 돕고 있는 김정순 씨를 만나게 된다.
막내아들과 며느리는 4년 전 귀농하여 어머니의 품으로 돌아왔다.
어머니 정순 씨는 요즘 아들 농사를 도우랴 도시 출신 며느리에게 음식을 전수하랴 허리 펼 새 없이 바쁘게 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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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는 가마솥 앞에 굽은 허리로 쉬지 않고 조청을 휘젓는데, 조림의 맛을 내는 건 장맛이 아니라고, 오래 푹 졸여서 시간과 정성을 담아 만들어낸 조청은 달콤한 조림을 완성하는 일등공신이란다.
불 앞에서 꼬박 8시간을 한눈팔지 않고 저어주어야만 제대로 조청이 만들어진다고 한다. 인고의 시간이 빚어낸 조청은 과연 어떤 맛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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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첫 번째 요리는 아들이 좋아한다는 명태조림으로 조청으로 단맛과 윤기를 더하여 달콤하고 쫀득한 어머니표 조림이 완성된다.
한눈팔지 않고 정성을 드려 조려낸 기다림과 정성이 담긴 한 그릇의 종갓집 며느리로 평생 대가족 식사를 책임졌던 어머니 김정순 씨에게 ‘졸인다’는 건 단순한 음식이 아닌 그 이상의 의미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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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동안 시어머니의 병시중을 들어가며 끼니마다 끓여냈던 들깨죽은 진한 맛만 남도록 졸이고 졸이느라 손에는 굳은살이 다 박혔단다.
밭일을 하고 죽을 고비를 보낸 고행과도 같은 세월동안 고생한 어머니를 위하여 막내아들 부부가 음식을 준비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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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들야들하게 삶아낸 후 달콤하게 조려낸 등갈비 보양식와 어릴 적에 어머니가 만들어주었던 가마솥 닭강정을 만든다.
매끼 밥을 나눠 먹으며 서로에게 스며들고 있는 가족의 밥상에서 정성과 기다림으로 빚어낸 귀한 조림의 맛을 만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