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연이이다> 겨울 지나고 봄 자연인 김영환, 뇌졸중에 좋다는 복력목차, 김영환의 산골생활
<나는 자연이이다>
겨울 지나고 봄
자연인 김영환(65세)
커다란 풍채에 군데군데 흙이 묻은 군복을 입고 있는 자연인 김영환 씨의 이야기이다.
아직은 차가운 겨울바람이 부는 시골에서 중간 중간 보이는 길을 따라 가다보면 눈앞에 눈과 얼음이 뒤덮여 있는 계곡을 볼 수 있다.
물에 빠지지 않기 위하여 길을 찾던 중 들려오는 목소리에 “여기는 사람 오는 곳 아니에요” 라고하며 두 마리의 백구와 함께 나타난 자연인이다.
핸드폰, 전기가 없는 이 오지에서 어떻게 살고 있냐는 승윤의 말에 ‘신세계’를 보여주겠다는 자연인의 산골 생활을 찾아간다.
자연인은 눈을 뜬 순간부터 잠이 들 전까지 항상 끼니 걱정을 하며 살았다는데, 돈을 벌기 위해 15살에는 서울에서 석공 작업장에서 일을 배웠단다.
그는 고함과 욕설이 오고가는 거친 현장을 버텨왔지만, 월급은 고사하고 밥을 주지 않아 배를 곯을 때가 많았다고 한다. 그렇게 자연인은 이런 상황을 벗어나 돈을 벌기 위하여 새로운 건설 현장 사무소로 향하였고, 이전과 다른 환경이 제공되었다고 한다.
친절한 주변 동료들과 꼬박꼬박 들어오는 월급 덕분에 마음을 놓고 일어만 전념할 수 있게 되었던 것이다.
국내는 물론이고 일본에 파견을 갈 정도로 유능한 기술자가 되어 20여 년이라는 시간이 지나 버렸다. 그 무렵에 느지막에 생긴 아들은 항상 외로웠던 자연인에게 부성애라는 따뜻함을 느끼게 해주었다.
그는 퇴근 후 침대에 자고 있는 아들을 그저 흐뭇하게 바라보았다는데, 그리고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그는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은 채 일과 씨름하며 고된 삶을 묵묵히 버텨 나갔다.
기나긴 레이스가 끝나고 잠시 숨을 돌리여는 찰나 평탄하지는 않았지만 모난 것도 없었던 인생에 큰 시련이 찾아오게 됐다.
그는 길을 걷던 중 극심한 두통이 찾아와 점점 시야가 좁아지게 된 것이라는데, 살면서 처음 찾은 병원에서는 뇌경색이라는 진단과 함께 경과를 지켜보자는 말만 반복했단다.
그 이후 다툼이 생길 때마다 매번 상황을 일일이 설명하던 자신에게 지켜갈 때쯤 “나 혼자 산에 살면 자유롭지 않을까?”라고 생각이 들었다는데, 그때부터 전국의 산을 돌아다니며 자신을 위한 마지막 선물로 인 산을 찾게 되었다.
산으로 온 자연인은 진정한 자유를 찾고자 이곳에서 아직은 서툴지만 천천히 자연에 녹아들고 있는 자연인 김영환 씨이다.
겨울 동안 저장해 두었던 무를 꺼내 보니 대부분 썩어있었고, 냉이인 줄 알고 캤건 나물은 그냥 잡초였지만 해맑게 웃으며 산길을 떠나는 영환 씨는 뇌졸중에 좋다는 복력목을 잘라 차를 끓여 마시면서 여유를 즐긴다.
모처럼 산골을 찾는 사람들과 다 함께 이불도 빨아보고, 쑥스럽게 이발을 부탁할 때에도 자연인의 입가에는 벌써 봄이 와 있다.
자연인 김영환 씨의 산골 생활을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