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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연인이다> 맨땅에 헤딩 자연인 기호곤, 분식 프랜차이즈 업체, 선상 쏘가리회 장어구이 장어곰탕

꿀이꿀이 2023. 3. 24.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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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연인이다>

 

맨땅에 헤딩

 

자연인 기호곤(62세)

 

자연인 기호곤 씨는 그림처럼 펼쳐진 드넓은 호숫가를 앞마당 삼아 살아가고 있다.

메마름 땅과 바위산을 지나 예상 밖의 풍경이 펼쳐지는데, 청록빛의 물결이 일렁이며 살아가는 자연인은 얼핏 보기에는 크루즈 뺨치는 항공 점퍼에 멋진 청바지와 하얀 고무신 패션을 하고 산과 호수를 넘나든다.

 

 

자연인은 아무것도 없었던 황무지를 많은 노력과 세월을 쏟아 낙원으로 개척하며 변함없는 산이 좋아 이곳에 왔단다.

그는 젊은 시절 패기 넘쳐 성공을 위해 무작정 도시로 상경했는데, 태어난 지 100일 된 아이를 안고 노숙할 각오도 불사했다.

 

 

자연인은 리어카 노점상으로 어렵게 장사를 시작하였고, 이후 술집과 양계사업까지 하며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

그러나 사업을 기울어지며 반지하에서 살아야 했고, 가족들을 위해 경마장 청소와 시체 닦는 아르바이트까지 안 해본 일이 없었단다.

 

 

그는 가난은 힘들었지만,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대범함이 있어 자녀들에게 든든한 아버지가 되겠다고 약속을 하며 재기를 꿈꾸던 어느 날, 우연히 한 인테리어 사업이 성공을 거두며 생활이 안정을 되찾을 수 있었다.

그는 멈추지 않고 과감하게 사업 노선을 변경하게 되었는데. 지인에게 분식 프랜차이즈 업체를 소개 받으며 아예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었다.

 

 

김밥에 들어가는 밥알 개수를 일일이 계산하고, 주방장이 바뀌어도 변함없는 맛을 내기 위하여 소스를 개발하기까지 각고의 노력 덕분에 직영 매장은 9개에 달했다.

직원 수만 60명이 넘는 대규모 사업으로 키워내며 성공한 아버지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자녀들과의 약속을 지켜 그의 마음은 뿌듯했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고단해진 몸과 사람으로 인해 쌓여가는 스트레스와 비슷한 메뉴의 경쟁업체들이 하나 둘 늘어나며 사업이 휘청거렸다.

그러던 중에 가족이라 여겨왔던 직원들은 하나둘씩 그에게 등을 돌리고, 상처와 배신감으로 꺼져만 가는 열정은 그에게 또다시 열정을 불태울만한 무엇인가가 필요했다.

 

 

그는 언젠가는 산에 살고자 했던 바람이 떠올라 아들에게 경영권을 넘겨주고 산으로 향하였고, 황량하지만 눈부신 호숫가가 눈앞에 보이는 이 자리에서 남은 일생을 불태우기로 마음먹는다.

자연인은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며 활기찬 하루를 시작하며 10년의 세월이 지났지만 그의 보금자리는 여전히 손길이 필요하다.

 

 

그는 산채만한 바위를 굴려 화단을 만들고, 따뜻해진 날씨에 말린 이불 빨래를 해치우고 나면 금세 배가 고파져 선상에서 갓 잡아 올린 쏘가리회를 먹으며 낭만을 즐기고 만능 소스를 활용하여 장어구이와 각종 약재를 넣어 푹 고아 만든 장어곰탕을 뚝딱 만들어낸다.

 

 

제대로 먹고 열심히 일하다보면 높이 있던 태양은 어느새 저물어 가고, 호수에 멍하니 앉아 마시는 차 한 잔, 물가에 번지는 낙조를 바라보면 이곳이 지상 낙원이라 느껴진다.

앞을 향해 전진하며 자유로이 산과 호수를 누비는 자연인은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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