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극장제주 제시카 수제버거집> 게스트하우스, 화성에서 온 남자 동섭씨와 금성에서 온 여자 제시카, 원어민 교사 제세카, 달라도 너무 달라,
<인간극장>
제사카와 동섭 씨는 달라도 너무 달라
2021년 7월 12일~7월 16일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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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테네시 출신의 제시카 베넷(40세)과 충남 당진 출신의 심동섭(46세) 씨는 올해 결온 10년 차 부부이다.
제시카는 원어민 교사로 충남 당진에 오게 되었고, 이웃사촌으로 만나 두 사람은 친구에서 연인으로 다시 부부로 태어나게 되어 결혼과 함께 낯선 제주로 내려와 새 인생을 시작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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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전 원어민 교사로 한국의 땅을 밟은 제시카는 2년 뒤 미국으로 돌아간 제시카에게 동섭 씨는 1년간 구애의 편지를 보내 마침내 두 사람은 국적도 언어도 뛰어넘은 사랑을 이루었다.
두 사람은 아무런 연고 없는 땅에서 정착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고, 외모만큼이나 다른 두 사람의 성격은 때로는 인생에 거친 파도를 일으키기도 했다.
지난 10년 간 부부의 제주살이는 바람 잘 날이 없었고 언제나 화근은 두 사람의 국적도 언어도 아닌 성격이었는데,
동섭 씨는 ‘화성에서 온 남자’이고 제시카는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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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새마다 여는 세화리 오일장은 제시카의 놀이터인데, 제시카가 좋아하는 냉장고 바지도 살 수 있는 곳이며 마트에서 못 사는 사람들의 인정은 심지어 공짜인 곳이다.
동섭 씨에 대한 사랑 하나만으로 믿고 한국으로 왔지만, 머나먼 타행 땅에서 이방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쉽지 않고, 한국에선 어딜 가나 정이 많은 사람을 만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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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년 전 충남 당진에서 동섭 씨보다 먼저 알게 된 시어머니 황병순 씨는 제시카의 ‘한국 엄마’가 돼 주고, 8년 전 제주에서 만난 러시아인 니카는 타향살이의 고층을 풀어놓을 수 있는 마음의 해우소가 돼 주었다.
이웃집 제주 할망은 한동안 살 집이 없었던 부부를 위해 석 달간 방 한 칸을 내어주기까지 하였다.
‘정들면 가족’이라는데 정든 사람들이 하나둘 늘어나는 제주는 제시카의 두 번째 고향이 되었다.
무슨 일이든 사려 깊고 준비하고 계획하는 제시카와는 달리 모든 일에 즉흥적이고 고지식한 동섭 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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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섭 씨는 제시카의 제주에서 작은 집을 짓고 살고 싶다는 한 마디에 건축가도 목수도 아닌 그가 무작정 벽돌부터 쌓아 올리는가 하면 작은 식당을 운영하고 싶다는 제시카의 한 마디에 해안가에 전망 좋은 가게부터 얻었다가 1년 만에 망하기도 하였다.
사랑을 위해 무작정 돌진하는 남자 그래서 제시카는 남편을 미워할 수 가 없다.
10년 전 첫 삽을 뜬 이층집은 계획은 없어도 뚝심 하나만큼 두둑한 동섭 씨가 드디어 완공을 앞두고 있고, 그 집에 제세카의 꿈이던 수제버거집을 다시 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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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올해 부부는 또 하나의 새로운 꿈에 도전하기로 했는데,
2층에 지은 공간에 게스트하우스로 운영하기로 한 것이다. 그런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기 위해서는 주차장 확보부터 준공검사까지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줄줄이 있다.
이 산을 넘게 되면 10년간 파도타기를 해온 두 사람의 삶에도 잔잔한 평화가 찾아올지 장담할 수는 없지만 한 번의 실패를 딛고 일어서려는 부부는 어떤 시련도 극복할 수 있는 용기를 배우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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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온 여자 제시카와 당진 남자 동섭 씨가 함께 올린 소박한 꿈의 궁전에서 수제버거처럼 단짠 구수한 제주살이를 들여다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