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자연인이다, 청개구리 자연인> 철부지의 귀향 자연인 정해웅, 소머리국밥과 짱어구이, 세월을 낚는 사내 정해웅, 경상도 사나이 자연인
<나는 자연인이다 468회>
철부지의 귀향 자연인 정해웅
잔잔한 물가 시원한 바람을 느낄 수 있는 지나간 삶을 되돌아보며 세월을 낚는 사내 정해웅(55세) 씨가 있다.
경상도 사나이로 서글서글한 눈매에 정이 넘칠 것 같은 자연인.
자연인을 따라 도착한 곳 산에는 직접 지은 황토방과 산책 중 어디서든지 볼 수 있는 백일홍이 활짝 피었다.
청개구리 자연인은 뒤늦게 철이 들었다고 자칭하고 있고, 왜 자연으로 뛰어 들어 왔을지, 1남 5녀 딸 부잣집의 귀한 외동아들이었던 자연인은 학교에 갈 때조차 누나들이 업고 다였을 정도라고 한다.
그런 자연인에게 아버지는 젓가락만 놓쳐도 회초리를 들었고, 항상 아버지는 무서운 존재였다, 자연인 나이 10살 때 아버지가 간경화로 돌아가셨을 때조차 ‘앞으로 맞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을 했을 정도였다.
그런 그가 그랬던 철부지도 장남으로서 책임감을 느껴 녹록치 않은 사회에 첫발을 내딛게 되었다. 대기업 자동차 하청업체에 취직한 자연인은 첫 직장이라는 긴장감이 어깨를 늘 짓눌렀고, 끈질기게 버텼던 덕에 자리를 잡을 수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시기가 맞지 않아 IMF로 인하여 한순간 실직자가 되어 버렸고, 그 무렵 친구가 식자재 납품 사업을 제안했고, 아버지가 남겨주신 땅까지 팔아 재기를 다짐했다.
그런 다짐에도 어리숙한 자연인을 상대로 업체들은 대금 지급을 미루었고, 수금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자 결국 자연인이 대출을 받은 상황까지 발생하게 되었다.

그 후 사업은 급속도로 무너져 4억 원이라는 손해만 남기고 말았다.
자연인은 더 이상 돈도 시간도 낭비할 수 없어 우연히 나무 운송 기사 일을 시작하게 됐으나 기사 경력이 없었기에 트럭이 전복되는 시고까지 겪었다는 자연인은 가족들을 위해 이번에는 핸들을 놓을 수 없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자식들의 마지막 뒷바라지를 끝내던 해 자연인은 핸들을 쥔 손의 힘을 풀 수 있었고, 그리운 고향 산으로 주저 없이 돌아왔다.

자연인은 4년 전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집 근처로 부모님의 산소를 옮기게 되었다. 아침마다 두 분이 좋아하시는 간식을 챙겨 인사를 드리고 어머니와 자주 먹었던 산중 소머리 국밥과 직접 잡은 짱어구이도 즐겨 먹는다.
욕심을 버리고 행복을 꿈꾸는 철부지 귀향 자연인 정해웅 씨의 이야기를 만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