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철의 동네 한바퀴> 119식당, 엄마손 백반 인기메뉴숭늉, 을지로 철의 여인 , 다방 라면 역사 30년, 30년 동안 라면 파는 다방,
<김영철의 동네한바퀴>
열정이 흐르다. - 청계천 옆 동네
2021년 9월 11일
조선시대부터 600년 동안 사람들 곁을 지켜온 삶의 터전 청계천.
청계천의 물길처럼 질곡의 삶 속에서도 몇 번이고 다시 일어나 자신만의 인생길을 이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 불이 났을 때 119,정이 고플 때 119 식당
신당동 골목 어귀에 있는 식당 앞에서는 할머니들이 분주하게 채소를 손질하고 계신다, 그 식당 안에는 손님이 직접 달걀프라이를 부치고 있고, 누가 손님인지 주인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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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식당의 중심에는 엄마손 백반으로 동네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사장님의 식당이 자리하고 있다.
백반 반찬 10여 가지 중에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바로 숭늉이지만 이곳 사장님은 숭늉을 입에도 대지 않으신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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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유는 힘들었던 시절에 소방서 주방에서 일을 하며 3년 동안 누룽지로 끼니를 해결하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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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곳에서 마음 따뜻한 소방대원들을 만나 견딜 수 있었고, 그 인연으로 식당 이름도 119로 지었다고 한다.
119식당에서 주린 배와 함께 텅 빈 마음까지 채울 수 있는 곳 신당동 백반 집으로 가본다.
# 을지로 공구 거리를 지키는 ‘철의 여인’
청계천 옆 동네 을지로 는 우리나라의 산업화를 이끌었던 곳인 만큼 용접 불꽃이 튀어 어르고 망치 소리가 골목을 울리고 있는 곳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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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심에는 시간이 잠시 멈춘 느낌의 다방이 있는데, 매일 한 장씩 뜯어내는 일력부터 지금은 구하기도 어려운 플라스틱 계산대까지 오랜 세월의 흔적이 가득히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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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게도 다방에서는 라면을 먹는 손님을 볼 수 있는데, 아침을 굶고 출근하는 공구 상가의 직원들에게 하나 둘 끓여주다 보니 다방 라면의 역사가 30년이 넘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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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방이 인생의 전부라고 말하는 ‘철의 여인’은 남자들이 주름 잡았던 공구 거리에서 살아남기 위해 사장님은 힘들 때마다 목욕탕에서 남몰래 눈물을 흘리며 다방에서 청춘을 바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