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밥상> 마산역 번개시장의 스타 오두심 할머니, 데친배추초피김치, 채취 다슬기와 민물조개 대칭이, 닭발국 원북마을, 경전선 기행
<한국인의 밥상 528회>
경전선 기행 - 철길 따라 삶은 흐르고
2021년 9월 16일 저녁 7시 40분 방송
경상도와 전라도를 잇는 남도의 다리 경전성은 밀양에서 광주까지 철길을 따라 추억의 밥상을 완행열차에 올라 깊은 삶의 맛을 만난다.
마산역 번개시장의 스타, 오두심 할머니
경전선의 역들은 인근 지역에서 모여든 농산물과 해산물들로 꼭 장이 서고 , 마산역 번개시장은 여전히 명성을 지키고 있는 시장 중에 하나이다.
첫 기차 시간에 맞춰 열리고 11시쯤에 오전 막차 시간이면 사라져 버리는 번개시장에는 토요일마다 나타나는 유명한 할머니가 있다.
매주 토요일이면 97세 오두심 할머니가 시장에 나오면 주위 상인들은 “할매 왔다”며 반가워한다.
오두심 할머니는 곱게 비녀를 꽂아 쪽 진 머리를 하시고, 여름 내내 집 근처 저수지에서 채취해온 다슬기와 민물조개 ‘대칭이’를 파신다.
여기에 추석을 맞아 요즘은 뒷산에서 주워온 햇밤을 추가해 파시고 계시는데, 할머니가 시장에 나와 번 돈은 손자 용돈으로 주거나 다시 식구들을 위한 장을 보는데 쓰인다.
장을 보고 집으로 가시는 오두심 할머니를 따라가 할머니의 집은 함안군 원북마을 원북역이 있었는데, 지금은 사라지고 없어 할머니는 근처 군북역으로 가 마산역 번개시장을 다니신다.
할머니가 기차를 차러 플랫폼에 도착하게 되면 어디선가 나타난 젊은이들이 할머니의 짐을 올려다준다고 한다.
짐을 올려주는 그 순간을 제외하고는 절대 남의 도움을 받지 않는다고 하시는 두심 할머니시다.
[여항산제일산장]
주소 : 경남 함양군 여항면 주동 3길 12
전화번호 : 055-583-6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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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가 힘드실까 부축하는 손을 단호하게 뿌리치고 빠른 걸음으로 앞서 걷는 할머니를 따라 집으로 향한다.
원북마을에서는 봄이면 병아리를 키우기 시작하여 박이 익고 닭이 웬만큼 자란 이맘때쯤이면 닭발국을 해 먹는다고, 오늘은 집에서 기다리고 있던 오두심 할머니의 두 딸이 어머니에게 배운 대로 닭발국을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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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심 할머니는 장에 내다 팔 것들을 농사짓느라 항사 바빠 배추 절일 시간도 없어 김치를 데쳐서 만들었다고 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김치를 ‘벼락김치’라는 별명을 붙였다. 두심 할머니가 만드신 재치 있는 데친배추초피김치를 함께 맛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