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라면> 장성 청산유수 잔소리꾼 남편(이상오 80세)과 숨 막히는 아내(홍종순 75세), 매일 영수증 챙기는 남편, 깜박 잊어버리는 아내, 아내의 귀가 안들린다.
<사노라면>
청산유수 잔소리꾼 남편과 숨 막히는 아내
# 잔소리꾼 남편과 그 뒤를 묵묵히 따르는 아내
전라남도 장성의 한 시골 마을에는 잔소리꾼 남편 이상오(80세) 씨와 그의 뒤를 묵묵히 따르는 아내 홍종순(75세) 씨 부부가 살고 있다.
부부가 함께 산지 50년이 넘게 살아왔지만 달라도 너무나 다른 부부이다.
남편은 무슨 일이든지 끝까지 뿌리를 뽑아야만 직성이 풀리는 꼼꼼한 성격을 가지고 있고, 아내는 털털하고 편하게 사는 성격을 가지고 있다.
그렇게 사는 부부의 남편 상오 씨는 아내의 모두의 모든 것이 마음에 들지 않고 그때마다 잔소리를 늘어놓기 시작한다.
그래도 암 투병에 오토바이 사고가지 죽을 고비를 여러 번 넘긴 남편을 생각하면 마음이 안쓰러울 뿐이라는 아내는 남편의 건강을 위하여 최선을 다하고 있다.
아내는 평생 동안 남편에게 지적만 받고, 혼날 때마다 대거리하기는커녕 묵묵히 따를 뿐이라고 한다.
오늘도 남편의 잔소리가 담장을 넘어가고 아내는 또 긴장하기 시작한다.
# 매일 영수증 챙기는 남편과 깜박 잊어버린 아내
남편 상오 씨가 매일 저녁 챙기는 것이 있는데...
오래된 수첩을 펼쳐 일일이 손으로써 내려간 그 날 사용한 돈을 기록한 내용으로 가득하다.
남편 상오 씨는 10년 전부터 가계부를 적어오며 아내가 쓴 목록은 따로 정리해 마트에서 장 본 영수증을 달라고 하는데, 오늘 따라 아내는 깜박하고 잊어버리고 받아오지 못했다.
이에 다시 잔소리가 이어지는 남편 상오 씨는 자신은 항상 입출금이 맞아떨어지지만 아내는 그렇지 못하다고 화를 내는 남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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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뿐만이 아니라 물건을 쓰고 제자리에 돌려놓으면 편할 텐데 아내는 도통 그런 법이 없는 아내다. 마당, 주방, 집안 곳곳 정돈이 되지 않아 화가 난 남편이지만 아내 입장도 억울하기만 하다.
아내는 정리한다고 나름 정리한 건데 몰라주는 남편에게 속상한 마음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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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의 깔끔하고 계획적인 남편의 성격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나이가 들면서 느슨해질 만도 한데, 세월이 갈수록 더 꼼꼼해지고 꼿꼿해지는 남편의 잔소리가 시작되면 어김없이 자리를 뜨는 아내 정순 씨이다.
남편 때문에 매일 영수증을 챙겨야 하고 돈도 마음대로 쓰지 못해 눈치 보는 게 속상하다. 시간이 지날수록 남편의 고집에 아내는 지쳐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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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내의 귀가 안 들린다.
최근 들어 아내의 귀기 이상하다.
몇 년 전 소음이 심한 공장에서 일을 하면서 청력이 많이 약해진 아내는 남편의 말에 딴소리를 하며 못 알아듣는 아내 정순 씨는 고추를 말려 놓으라는 남편의 이야기를 못 알아들어 또 혼이 나는데 오늘따라 가슴을 찌르는 한 마디 ‘귀 먹었냐’ 평생 한 번도 남편에게 반기를 들지 않았던 아내는 참다못해 소리를 지르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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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아내가 잘 듣지 못하는 건 몇 년 전 소음이 심한 공장에서 일하면서 청력이 많이 약해졌기 때문이었다.
평생 동안 아픈 남편을 대신해 더 열심히 일라고 살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아내는 서운한 마음만 점점 쌓여가고 남편도 처음 보는 아내의 행동에 당황을 한다.
결국 남편은 미안한 마음에 서울에 보청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