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밥상>태안 볏가리제, 70년 전통 볏가리제, 우럭포 우럭포찜 우럭젓국, 토속 별미장 찌엄장, 봄날의 기원 소망을 담다
<한국인의 밥상>
봄날의 기원 소망을 담다
겨울 동안 얼었던 땅이 녹고 굳게 닫혀있던 생명의 빗장이 열라는 순간으로 농부들의 밭가는 소리에 힘이 들어가고 부지런한 손길들이 봄 마중에 나서게 된다.
봄은 한해 살림이 시작하는 계절로 예로부터 선조들은 특별한 의례로 봄을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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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마다 집집마다 한해의 안녕과 복을 기원하는 봄날의 제전으로 정성을 다하고 마음을 다해 서로의 안녕을 기원하는 간절한 소망이 담고 있다.
태안 볏가리제, 풍년과 안녕을 기원하다
충청남도 태안군 이원면 관리는 볏가리마을로 더 유명하다.
70여 년째 이어오고 있는 볏가라제 전통 덕분으로 정월 대보름에 볏단을 묶어 장대를 세우고 오곡이 든 주머니를 매달아 놓았다가 15일 후에 이월 초하루에 제사를 지내고 볏가리대를 내려 주머니 속 오곡의 싹이 얼마나 트였는지 보며 한 해의 풍년을 가늠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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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의 풍년과 마을의 안녕을 기원하며 지내는 ‘볏가리제’는 봄 농사를 시작할 때가 되었음을 알리는 신호이다.
‘볏가리제’와 같은 마을 제사는 물론이고 집마다 제사장에 빠지지 않은 것이 ‘우럭포’는 손질한 우럭을 소금물에 하루 재웠다 새끼줄에 널어 햇볕과 바람에 2~3일 정도 말리게 되면 쫄깃한 식감을 가진 별미로 재탄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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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럭포찜은 별다른 양념 없이 파만 썰어 올려서 찌기만 하면 맛있는 찜이 완성된다. 찜을 하고남은 우럭의 대가리로는 곤쟁이젓을 넣어 끓여 먹던 ‘우럭젓국’도 먹었단다.
겨울 동안 내내 띄워놓은 메주를 빻아 김칫국물과 보리밥, 고춧가루를 넣어 1주일 정도 숙성시켜 먹는 ‘찌엄장’은 이맘때 해먹었던 토속 별미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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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미장의 장맛이 변하지 않도록 항아리에 금줄을 치고 가족의 건강을 기원하며 두 손을 모으고 마음을 다하고 정성을 다하여 봄 농사를 시작하는 태안 볏가리마을의 전통의례와 간절한 기원이 담겨져 있는 정성 가득한 음식을 만나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