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밥상>정선 염장봉 소금제, 정선 산판꾸과 목도꾼들, 옥수수밥 가수기, 산촌 사람들의 봄맞이 밥상, 봄날의 기원 소망을 담다
<한국인의 밥상>
봄날의 기원 소망을 담다
겨울 동안 얼었던 땅이 녹고 굳게 닫혀있던 생명의 빗장이 열라는 순간으로 농부들의 밭가는 소리에 힘이 들어가고 부지런한 손길들이 봄 마중에 나서게 된다.
봄은 한해 살림이 시작하는 계절로 예로부터 선조들은 특별한 의례로 봄을 맞이했다.
마을마다 집집마다 한해의 안녕과 복을 기원하는 봄날의 제전으로 정성을 다하고 마음을 다해 서로의 안녕을 기원하는 간절한 소망이 담고 있다.
정선 염장봉 소금제, 그 산에 기대어 살다
정성군 여량면은 아우라지 강을 품은 산골 마을 산 아래 약초나무를 키우고 있으며 농사를 짓고 사는 정현수 씨와 김성철 어르신은 평생 산에서 먹고 살아온 산사람들이다.
일은 고되고 힘들었지만 돈이 되는 일을 찾아 산을 오른 사람들은 나무를 베고 나르는 일을 하였던 산판꾼과 목도꾼들이었다.
1986년 마을 사람들에게 품을 내어준 산이 큰 불이 났는데, 과거 지나가던 도승 한 분이 염장봉의 화기를 잠재우기 위해 소금단지를 묻으라 했던 전설을 떠올린 마을 주민들이 다시 염장봉에 올랐다.
이후 매년 정월 대보름이 되면 염장봉의 단지에 소금을 채워 넣어 제례를 올리기 시작한다. 한동안 유지되었던 소금제가 맥이 끊기게 되자 여량면 의용소방대원들이 나서고 8년 동안 염장봉에 올라 소금을 묻고 제사를 지내고 산을 지키고 있다고 한다.
여량면 사람들은 소중한 삶의 터전인 산을 지키며 살아오며 산은 젊은 시절 추억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곳, 벌목 목도 일을 하던 시절 옥수수밥에 고추장과 장아찌로 점심을 때우고 두부와 풋마늘만 넣어 끓여낸 찌개가 남부럽지 않은 산중 새침상이 차려졌단다.
밀가루와 콩가루를 섞어 여러 번 밀대로 밀어 양을 늘려 먹었다는 ‘가수기’에 향긋한 냉이가 더해지고 곤드레나물 위에 임연수를 올려 맛있게 졸여지면 열심히 살아온 지난날들에 뿌듯해진다.
산을 지키는 염장봉 소금제에 얽힌 사연과 함께 산에 기대어 살아오고 있는 산촌 사람들의 봄맞이 밥상을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