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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의 동네 한바퀴 165회>도고 40년 호박국수, 부녀의 호박국수, 연엽주 쌀과 누룩의 숙성 가양주, 살아있는 박물관 500년 외암마을,

꿀이꿀이 2022. 4. 9.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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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의 동네 한바퀴>

활짝 피어라 그대, 충청남도 아산


경기도와 접하며 북쪽으로 아산만을 사이에 두고 수도권과 충청남도의 곤문 역할을 하는 충청남도 아산으로 떠난다.
각자마다 색다른 표정을 지닌 동네에 우리가 잊고 지낸 봄물들이 그득하게 묻혀있고 자신의 자리에서 진득하게 삶을 일구어 가는 이웃들을 만난다.
봄꽃이 꽃망울을 터트리는 요즘 인생의 봄을 기다리며 충남 아산으로 희망을 꽃피우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러 떠나는 봄 이야기이다.

애틋한 부녀가 만드는 사랑 한 그릇, 호박국수


온양과 함께 온천으로 유명한 도고 시내에 ‘호박국수’라는 가게를 볼 수 있다.
아버지와 딸이 함께 운영하는 작은 국숫집으로 호박국수는 아버지가 어릴 때 외할머니께서 갓 나온 호박을 송송 썰어 뜨끈한 육수에 말아주었던 할머니의 음식으로 특별 한 건 없었지만 한 그릇 게 눈 감추듯이 먹던 별미 중에 별미였단다.


호박국수는 여름에는 애호박으로, 겨울에는 늙은 호박을 채 썰어 기름에 살짝 볶아준 후 사골육수를 넣어 자작하게 끓여 만들고 잘 삶아진 소면 위에 올리는 국수로 비빔국수도 잔치국수도 아닌 전국 어디에서도 쉽게 볼 수 없었던 비주얼과 달짝지근하고 고소한 맛이 나는 것이 호박국수의 특징이다.
40년 전통이 호박국숫집 부녀는 호탕한 목소리와 씩씩한 모습으로 손님을 반기는 모습 또한 꼭 닮아있다.


그들에게는 아직 아물지 못한 상처가 있었는데, 2년 사이에 아내와 아들을 잃고 가족이라고는 이제 딸과 자신만이 남은 것인데, 서로가 걱정할까 눈물도 슬픔도 삼키며 씩씩한 모습을 보여주는 아버지와 딸의 애틋한 부녀가 만드는 호박국수를 만난다.

[길조식당]

주소 : 충청남도 아산시 도고면 도고온촌로 164-17
전화번호 : 041-542-0370
영업시간 : 10:00~20:00

외암 마을 연엽주 빚는 호랑이 시아버지와 토끼 며느리


조선 시대로 시간여행을 온 듯한 초가와 기와집이 모여 있는 마을로 실제 60여 가구가 사는 마을인 이곳은 ‘살아있는 박물관’이라 불리는 500년 역사의 외암마을이다.


오래된 돌담길을 따라 참판댁의 담장 너머로 연엽주를 만드는 시아버지와 며느리를 만나는데, 6대조부터 내려오고 있는 연엽주는 쌀과 누룩을 섞은 것에 손수 재배하여 말린 연잎을 층층이 번갈아 쌓아 숙성한 가양주이다,
가양주는 제사 때만 쓰던 제주이자 과거 임금님께 올리던 진상품으로 연엽주를 만드는 건 맏며느리의 역할로 23년 전 예안이 씨 종가에 맏며느리로 들어와 연엽주를 빚고 있는 은주 씨는 호랑아 시아버지로부터 하늘과 같은 종가의 규율과 법도를 배우고 있다.


대들보 밑에 상을 놓았다는 이유로 반성문까지 써야 했던 은주 씨는 서슬 퍼런 시부살이에 23년이 지난 지금도 시아버지 앞에서는 긴장의 연속이라 한다.
귀하고 보기 좋은 음식은 따로 몰래 빼서 주실 만큼 속이 깊고 따뜻한 시아버지의 사람과 가문을 지키고자 하는 신념을 알기에 며느리 은주 씨는 시아버지의 그림자도 밟지 않고 그저 묵묵히 뒤를 따른다.
호랑이 같은 시아버지와 토끼 같은 며느리가 만드는 달콤하고 쌉싸름한 맛의 연엽주 한 모금 마셔본다.

충청남도 아산시 송악면 외암민속길 42ㅡ15
041ㅡ543ㅡ39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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