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밥상>민통선 고추냉이, 김포 용강리 용못, 철원 물 고추냉이 재배자 박상운, 용강리 장떡과 농주, ‘샘통’의 용출수 고추냉이 재배
<한국인의 밥상>
청정자연 민통선
숨은 맛을 찾아 떠나는 청정 자연 민통선으로 간다.
‘민간인 통제구역’은 한반도의 멍울로 전쟁의 상처가 건강한 먹거리, 비무장지대 남방한계선 밑으로 5~10km 거리에 설정되어 있는 민간인 통제구역은 동해안~서해안까지 기다란 띠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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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통선은 1954년 이후 한반도를 찢어놓은 전쟁의 상흔이다.
육지 위의 외딴 섬으로 알려져 우리에게 멀어졌던 그러나 그동안에도 그 안의 생명이 고동치고 있었다.
자연의 강인함 힘이 개발과 오염의 거리두기를 통하여 독자적인 생태 환경을 조성해 오며 그곳에서 자연과 공생하며 미래의 가치를 찾아나간 이들이 있다.
전쟁의 상처의 아픔을 딛고 앞으로 나가 건강한 먹거리를 지켜온 사람들을 만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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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이 굽어 살피는 마을 용강리
경기도 김포시
용강리는 마을 앞에서 강령포구 장이 열리며, 조기, 장어 숭어 등 안 잡히는 게 없을 정도로 풍족했던 마을로, 전쟁이 끝나고도 물길은 막혔어도 곡식 걱정 없이 살아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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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강리는 유난히 깨끗한 환경 덕분에 어떤 작물을 심어도 쑥쑥 자라 주었다는데, 특히 농사를 지을 때마다 용이 승천했다는 전설이 있는 ‘용못’ 덕을 톡톡히 누릴 수 있었단다.
먹을거리가 제대로 없었던 시절 장떡은 요깃거리가 되어주었고, 간식도 되던 음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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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강리의 사람들은 흔한 장떡을 그대로 만들어 먹지 않고, 먼저 귀한 찹쌀가루에 말린 해물을 넣어 쫀득하도록 반죽을 치대 한줌의 크기로 떼어낸 반죽을 잘 말려두었다가 꾸덕해지면 기름에 부쳐낸 짭쪼름한 맛에 사람들은 저마다 옛이야기를 꺼낸다.
91세 윤순희 어르신은 산에서 내려오는 맑은 물로 직접 담근 농주와 찰떡궁합인 장떡을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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깔끔하게 맵다 은근하게 달다, 민통선 고추냉이
강원도 철원군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유일의 현무암 지대인 철원이다.
민통선 너머에는 철원만의 독특한 자연환경이 잘 보존되어 있고, 내포리의 ‘샘통’ 역시 그대로 보존되어있다.
‘샘통’은 1년 내내 일정한 온도의 천염샘물이 현무암 지반 사이로 솟아나고, 샘통의 남다른 가치를 알아본 것은 국내 최초 물 고추냉이 재배자 박상운 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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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운 씨는 1997년에 강원도 농업기술원에서 모종 100주를 받아 ‘샘통’의 용출수만 믿고 고추냉이 농사에 뛰어들었는데 그의 기대대로 1급수인 맑은 샘물은 맵고, 쓰고, 단맛의 고추냉이의 맛을 제대로 빚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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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냉이 잎과 송어를 함께 찐 고추냉이송어찜과 고추냉이 여린 잎과 줄기로 즙을 짜 국물로 활용하여 만든 고추냉이냉채국수, 뿌리에서 잎 끝까지 진정한 고추냉이의 맛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