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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라면 484>

참외 농사꾼 남편과 말순 씨 없인 못 살아

▶ 참외밭의 달달한 사랑꾼 부부

경상북도 칠곡은 벌꿀 참외의 고장으로 수확이 한창인 비닐하우스에서는 참외처럼 달콤한 말투로 아내를 부르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칠곡의 소문난 사랑꾼 남편 김학술(77) 씨와 아내 이말순 (74) 씨가 살고 있으며 남편이 부르는 목소리이다. 40도가 넘는 비닐하우스에서 힘든 농사를 짓던 말순 씨는 말순 씨라고 외치는 남편의 목소리에 고개를 돌리고, 노부부는 참외밭에서 가장 예쁘게 자란 참외를 따서 아내 말순 씨에게 들어 보이는 학술 씨.

말순 씨에게 학술 씨는 참외가 말순 씨처럼 예쁘다고 말하는데 이에 말순 씨는 17살 소녀처럼 미소를 짓는다. 말순 씨에게는 남편 학술 씨의 사랑이 힘든 참외 농사를 40년 넘게 할 수 있었던 버팀목이다.

아내를 말순 씨라고 부르는 이유 또한 아끼는 사림일수록 이름으로 불러 더 가깝게 지내고 싶어서라고 한다.

 

▶ 내 사랑 말순 씨

자식들마저도 말순 씨를 향한 학술 씨의 사랑은 혀를 내두를 정도하고 하는데...

학술 씨는 힘들게 일하고 온 아내를 위해 수제비를 끓여주고, 막걸리 한 잔을 마실 때도 말순 씨 먼저 주고, 말순 씨가 나갈 때는 신발까지 꺼내주는 센스 있는 남편이다.

직접 조각한 작품 장승도 사랑하는 말순 씨를 떠올리며 만든 것이고, 항상 애정이 넘치는 부부는 그 당시에 중매결혼이 아닌 연애로 결혼을 했다.

절친 동생 말순 씨가 마음에 들어 연애편지를 말순 씨에게 몰래 전달했고, 편지로 두 사람은 사랑을 확인하였고, 연애를 금기시했던 마을 사람들의 눈초리를 피해가며 뻐꾸기 소리라는 둘만의 암호를 만들어 만났고 그렇게 부부의 연애는 시작되었다.

두 사람은 연애 한 지 3년 째 되는 해에 마을 사람들에게 관계를 들킨 뒤 서둘러 결혼을 하게 되었다.

 

 

▶ 평생 농사일로 망가져 가는 몸

두 사람은 결혼 후 연애하던 시절처럼 낭만적이지는 않았다.

벼농사, 누에농사, 버섯농사, 등 돈이 되는 농사는 안 해본 게 없는 부부는 3남매를 키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때 부부에게 돌파구가 되어준 게 칠곡의 명물 참외였다.

칠곡 명물 참외 덕분에 3남매를 키울 수 있게 되었고, 그러나 50도에 가까운 비닐하우스에서 허리를 굽혀가며 일을 해야 하는 참외 농사 때문에 부부의 몸은 조금씩 망가져 갔고, 말순 씨는 허리 수술도 하고 어깨에는 물이 차기 시작했다. 학술 씨도 다리 수술을 해야만 했다.

고통스러워하는 학술 씨를 보며 올해를 끝으로 참외 농사를 그만둬야겠다고 생각은 하지만, 벌써 몇 년째다.

말순 씨와는 다르게 학술 씨에게는 평생 지어온 농사는 포기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걸 알기에 평일 내내 직장에서 일한 큰아들은 주말이면 참외 농사로 고생할 부모님 걱정에 한달음에 칠곡으로 달려온다.

가족들이 모처럼 모인 자리에 큰아들과 둘째 딸은 아버지에게 사랑하는 말순 씨를 위해 농사를 줄여보라고 권유해보지만, 몸이 허락할 때까지 농사를 짓고 싶다는 학술 씨는 아내 걱정을 하며 쌓인 설거지 거리를 해치우는 남편이다.

▶ 역효과가 난 깜짝 선물

고된 참외 농사를 마친 학술 씨는 출하장에 다녀오는 길에 몇 년 전 참외에서 포도 논사로 바꾼 친구의 비닐하우스를 들러 벌써 포도 전문가가 된 친구에게 포도 농사는 서서하는 일이니 허리와 다리가 아픔 부부에게는 참외보다는 수월할 것이라는 말을 듣게 된다.

아내 말순 씨는 파스 없이는 못 사는 몸이 되어 버렸고, 이를 걱정하는 학술 씨는 포도나무를 사서 집으로 돌아오는데...

학술 씨는 포도나무를 좋아할 거라고 생각하지만, 말순 씨는 나무를 본 순간 표정이 굳어버린다. 참외농사만으로도 힘이 드는데 포도 농사로 바꿀 때 드는 비용과 수고는 어찌할지, 생각만으로도 부담이 되는 말순 씨는 남편에게 화를 내고 만다.

생각지 못한 말순 씨의 반응에 학술 씨는 당황해 집을 나와 버리고, 참외밭 사랑꾼 학술 씨는 엇갈려버린 말순 씨의 마음을 어떻게 풀 수 있을지. 방송에서 만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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