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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극장>

은순 할매는 중학생

2021531~64

충청남도 부여의 이주 특별한 중학생 팔순의 중학생 박은순(81세) 할머니다.

은순 할매는 8남매 중 셋째로 태어나 단지 여자라는 이유로 배우지 못했고, 농사일과 길쌈으로 평생 가족을 위해 헌신하며 열심히 살아온 할매는 어린 시절 글공부를 못한 설움에 내내 은순 할매 가슴에 한으로 남아 있었다.

책 보따리 속 필통을 달그락 달그락 거리며 학교에 가는 형제와 친구들이 그저 부러울 수가 없었다.

22살에 세상 다정하고 든든한 남편을 만났고, 4남매를 낳아 남부러울 것 없이 길러냈지만, 은순 할매는 글공부를 못한 설움에 시간도 약이 되어 지지 않았다.

할머니의 소원은 죽기 전에 글 한줄 읽는 것이며, 할머니는 6년 전 둘째아들 덕에 그 소원을 이루게 되었다. 둘째아들 종학 씨의 도움으로 75살에 학교에 가게 되었고, 당시 당뇨를 앓고 있던 영감님도 가서 원이나 풀라며 은순 할매 등을 떠밀었다.

75세에 처음으로 초등학교 문턱을 넘은 은순 할매의 학교생활은 쉽지만은 않았다. 선생님의 가르침을 스펀지처럼 흡수하는 어린 동급생하고는 다르게 눈이 침침해 글자도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초등학교 1학년 때 당뇨합병증으로 영감님이 돌아가시고 슬픔을 이기지 못해 학업을 중단하려했지만 자식들의 만류 덕분에 은순 할매는 밭일과 글공부로 슬픔을 이겨내고 마침내 초등학교 졸업장을 손에 쥘 수 있게 되었다.

 

 

초등 6년 동안 안개 소에서 바늘을 찾는 심정으로 한 글자 한 글자 더듬어 배워 초등학교 졸업장을 받게 되었고, 내친 김에 올해 중학교에 입학하게 되었다.

글눈을 이제 막 뜸 할매의 다음 목표는 한글을 서슴없이 줄줄 읽고 쓰는 것이다초등학교와 완전히 다른 중학교는 배울 과목도 많고, 과목마다 다른 성생님이 들어오시는 통에 정신이 없는 은순 할매는 평생의 한이던 글공부한 놈만 파기로 했다..

은순 할매는 학교에 다녀오면 바로 밭에 앉아있고, 평생 농사를 지어 4남매를 키워온 할매는 팔순이 넘는 지금도 밭일을 손에서 내려놓지 못하신다.

할매의 자식들은 농사를 그만하라하지만, 가을 마다 자식들에게 추수한 작물을 안겨주는 재미에 농사를 쉽게 내려놓을 수가 없다. 농사도 공부처럼 때가 있어 봄에 서두르지 않으면 농사를 망치기 때문이다.

또한 은순 할매는 늦게 시작한 공부이지만 공부에 한창 재미를 붙여 한글도 어려운데 영어까지 도전장을 내밀었다.

늦게 배운 공부지만 이제라도 제대로 배우고 싶어 학교에서의 시간을 단 한 톨도 허투루 쓰고 싶지가 않다.

팔순의 중학생 박은순 할매는 밭일도 공부도 어느 하나 포기할 수 없다.

은순 할매의 죄충우돌 학창시절.

할매는 배움의 날개를 활짝 펼칠 그 날을 위해 오늘도 열심히 공부하고 팔순의 중학생 은순 할매의 꿈을 따라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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