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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가 사람들 갈치잡이2부> 갈치속젓 남도백반, 목포항 갈치잡이박서아 선장, '안강망' 전통어법, 선왕신 제향, 45밀리 그물코, 상괭이 토종돌고래 탈출 구멍, 갈치내장을 갈아 만든 갈치속젓
꿀이꿀이 2021. 6. 2. 17:25<바닷가 사람들 갈치잡이 2부>
기회의 바다 숙명의 갈치잡이 2부
2021년 6월 2일 수요일
목포항에서는 선왕신에게 한 달에 두 번 갈치잡이 어선은 술을 바치는 제향을 치르고 바다로 나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박서아 선장(48세)는 30년 동안 배를 타고 8명의 선원들과 함께 조류를 쫓아 갈치를 잡는데, 그에게는 바다는 운명이다.
박서아 선장은 처음 배에 올랐던 어린 시절 낯설게 느껴졌던 바다는 20대에는 치열함으로, 30대에는 삶 그 자체로 기억한다. 바다의 품에서 성장하고 인생을 배우며 50의 나이로 바라보게 되는 그에게 바다는 기회의 터전이고 숙명이다.
박서아 선장이 이끄는 목포의 갈치잡이 어선은 뱃머리의 2톤짜리 거대한 철닻과 배 뒤편의 1톤짜리 그물을 이용해 갈치잡이를 한다.
거대한 닻은 조류가 거센 곳에 내려 그물을 고정한 후 조류의 힘으로 그물의 입구를 열어 그 안으로 갈치가 밀려들어 올 때까지 기다리는 방식이다.
이 모습을 보고 있으면 마치 아귀가 입을 벌린 채 먹이를 기다리는 모습과 흠사하다고 해 ‘안강망’이라고 부르고 있다. 안강은 아귓과의 물고기로 알려진 고기이다.
‘안강망’이란 조류가 빠른 서해와 남해를 중심으로 발달된 전통 어법이다.
지금도 어선의 규모가 72톤으로 커지고 장비도 현대화 되어 지고 있어도 조류로 그물을 펼치고 갈치를 유인하는 것은 옛날 방식 그대로이다.
선장은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조류를 예측해 그물을 내리고 올린다. 조류는 하루에 4번 방행과 속도를 바뀌는데 투망 시기를 잘못하게 선택한다면 그물이 물석에서 서로 얽히거나 스크류에 걸리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한다.
바다에서 ‘혼자’가 아닌 ‘함께’가 주요한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어부들은 가끔식은 바다의 미래를 생각하지 않는다는 오해를 불러오지만, 그러나 그들 스스로 자신들의 터전인 바다를 지키기 위해 어획량 감수까지 감수해가면서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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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아 선장은 45밀리가 넘는 그물코를 사용하고, 그물에 들어온 작은 물고기들이 빠져 나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또 상괭이라는 토종 돌고래가 빠져나갈 수 있도록 5m짜리 탈출 구멍까지 만들기까지 하였다.
지난해 봄에 해경과 함께 우리 바다에 중국 어선들이 불법으로 설치해놓은 싹쓸이 그물 400톤을 철거하는 작업에도 나서기도 했다.
박서아 선장의 배에는 희노애락을 함께 하고 있는 외국인 선원들과 멘토인 김종갑 갑판장(62세)이 항상 함께 하고 있다. 김종갑 갑판장은 과묵하게 선장의 옆에서 그림자처럼 조업을 돕고 있으며 매순간마다 최선을 다해 선원들에게 모범을 보여주고 있다.
갑판장은 대충 일하며 남의 눈치 보는 것보다 열심히 사는 게 훨씬 쉽다는 예순의 어부이다. 멀리서 온 외국인 선원들에게 고마움을 느끼면서도 유리 젊은이들에게 바다가 외면 받는 현실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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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의 식문화와 풍경에 영향을 미친 어부들이 잡아 올린 갈치이다. 목포에서는 전라도 한정식보다 몇 천원짜리 ‘남도백반’을 더 많이 찾는 이유이다.
남도백반에서는 육류, 어류, 나물이 골고루 조화를 이루고 있고 이 중에서도 빠질 수 없는 것은 젓갈, 특히 갈치속젓이다. 갈치의 내장을 갈아 갖은 양념과 함께 무친 갈치속젓은 전라도를 대표하는 젓갈 중에 하나이다.
고기나 쌈을 싸 먹을 때 쌈장 대신 갈치속젓을 곁들여 먹을 정도로 감칠맛이 특징이다.
육지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자다가 아닌 바다 사나이들이 말하는 기회와 숙명의 바다 갈치잡이 어부들의 삶과 철학이 있는 이야기가 펼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