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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라면 485회> 구순 엄니와 풀꽃 며느리 점님 씨, 애교쟁이며느리와 아들 바라기 구순 시어머니, 조점님- 이명련 씨부부의 샤인머스켓 농사 문의
꿀이꿀이 2021. 6. 4. 18:22<사노라면 485회>
구순 엄니와 풀꽃 며느리 점님 씨
외국이 아닌 밭으로 유학을 온 여자 점님 씨가 있다.
아애 조점님 (59세) 씨는 어려서부터 미술에 관심이 많았고 그림 그리는 것에 남과는 다른 재능을 보여주었다. 33년 전 중매로 만난 두 사람은 남편 이명련(66세) 씨가 외국으로 그림 유학을 보내 준다는 감언이설에 넘어가 한 달 만에 결혼을 결심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외국 유학이 아닌 남편은 점님 씨를 밭으로 유학을 보내버렸다.
시골은 동경하고 꽃을 사랑하는 점님 씨지만 형형색색의 예쁜 꽃 대신 호박꽃, 부추꽃, 포도꽃 등, 늘 작물이 피운 꽃들만 보아야 했고, 발목 수술을 앞두고 걸음이 불편한 남편과 구순 시어머니 사이에서 점님 씨의 일거리는 점점 늘어만 갔고, 젊은 시절 화가의 꿈과 점님 씨는 여유로운 시골생활에 대한 낭만은 이미 잊은 지 오래되었다.
시어머니 홍종순 씨는 올해 90세가 된 마을에서 소문난 일쟁이시다.
새벽 일찍부터 일어나 고구마 밭으로 향해서 오전 내낸 고구마 순을 뜯고, 집으로 돌아와 포장까지 마쳐야 일이 끝난다. 어머니의 야무진 손길로 마을 젊은이들보다 더 일을 잘 해내는 똑순이로 정평이 나 있는 정순 어머니.
일을 마치고 나면 다음날 몸이 아파 누워계시면서 어차피 일하지안아도 몸이 아픈 건 매 한가지라고하며 일거리를 찾아 마을을 돌아다니신다.
어머니는 농사를 지으며 진 빚 때문에 고생하는 아들과 며느리를 생각해 ‘내 약값은 내가 번다.’며 부지런히 움직이는 억척 시어머니이다.
점님 씨는 일쟁이 시어머니를 위해 간식과 커피 챙겨 새참을 준비해, 걸음이 불편한 시어머니를 손수레에 태우고 다닌다. 33년 동안 시어머니를 챙기며 사랑으로 모시고 있는 애교쟁이 며느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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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님 씨는 친정 엄마가 어린 나이에 돌아가셔서 부모님의 사랑이 늘 그리워 시어머니를 지극 정성으로 챙겨온 이유이다.
시집와서 시어머니를 모시고 살면 엄마가 생긴 것처럼 좋을 거라 생각했지만, 며느리는 결코 딸이 될 수 없음을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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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님 씨는 고된 농사일이 끝난 뒤 먹고 싶은 통닭 한 마리 사오면 ‘먹고 싶은 것을 어떻게 다 먹고 사냐’고하며 면박을 주는 시어머니 정순 씨이기에 점님 씨는 먹고 싶은 것이 있으면 사온 뒤 ‘손녀들이 할머니 잡수시라고 사준 것’이러고 자식 핑계를 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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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어머니 정수 씨는 그렇게 통닭을 시키면 늘 맛있는 부위만 챙겨뒀다가 아들을 챙겨준다. 그런데 어느 날 부부가 짓는 샤인머스켓의 수확 시기를 당기기 위해 열풍기를 구매하려는 명련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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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동의 비닐하우스에 열풍기를 모두 설치하기 위해서는 자금이 만만치 않게 필요해 이곳저곳에서 돈을 빌려야만 한다. 명륜 씨의 올가을 샤인머스켓을 수확해서 버는 돈이 생기니 미리 빚을 져도 괜찮다고 하고, 돈이 생기면 열풍기를 사자는 점님 씨의 팽팽한 신경전이 펼쳐지는 가운데 시어머니는 아들과 며느리 중 누구의 편을 들것인가?
[금화농장]
조점님 010-4604-44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