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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화 동네 한 바퀴> 서울미래유산, 어머니의 인생 담긴 '단팥죽', 대학로의 낭만 '학림다방'- 비엔나커피 한잔, 청계천 베를린 광장
꿀이꿀이 2020. 12. 12. 16:48<김영철의 동네 한바퀴> 100화
아름다운 유산을 찾아 떠나는 한 바퀴
▶서울 삼천동의 반백 년 유산
“어머니의 인생이 담긴 단팥죽”
상호 : 서울 둘째로 잘하는 집
주소 : 서울 종로구 삼청로 122-1
전화번호 : 02-734-5302
영업시간 : 11:00~21:00
삼천동의 고궁 길을 걷다가 단팥죽 향기 달달한 가게로 들어선다.
가게에선 곱게 나이 든 어머니와 아들이 반갑게 맞아준다.
어머니는 아들이 사장이라 하고, 아들은 어머니가 사장이라 소개하는 모습이 정겹게만 느껴진다.
가게 이름의 뜻을 물으니, 앞으로 더 나아가야 할 길이 있다는 의미에서 첫째가 아닌 둘째로 간판 이름을 지었다고 하신다.
1970년대 후반부터 장사를 시작해 50년 가까이 자리를 지켜온 가게라는 이곳.
배고프던 시절, 모두의 만류를 무릅쓰고 찻집을 열었다는 어머니는 이북에서 피난 내려와 부산에서 맛보았던 어란 시절 단팥죽 한 그릇의 맛을 잊지 못해 그 단팥죽에 인생을 걸었단다.
대접받은 느낌의 호사스러운 세상 제일 맛난 음식!
피난길에 맛보았던 그 단팥죽의 맛을 재현하기 위해 맛있다는 단팥죽 집을 다 다니며 연구한 끝에 지금의 단팥죽이 만들어졌다고 한다.
오랜 시간 변치 않는 맛으로 한 자리를 지키며 서울 고궁 옆 동네의 명소가 된 어머니의 단팥죽 집은 그래서 이 도시가 지켜가야 할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됐다.
매일 아침 떡을 뽑아 손으로 떼어 빚은 아이 주먹만 한 찰떡 한 덩이와 손수 쪄서 깐 밤, 은행과 계핏가루를 솔솔 뿌려 얹으면 어머니의 인생 단팥죽의 한 그릇이 완성된다.
어머니의 삶이자 아들의 자랑인 단팥죽 한 그릇.
도시의 유산은 크고 빛나는 거창한 것만이 아니라 이렇게 작은 단팥죽 한 그릇이기도 하다.
우리를 지탱해주는 행복한 기억이기도 하다.
▶혜화동의 역사와 미래를 이어간다.
“서울미래유산, 대학로의 낭만다방”
상호 : 학림다방
주소 : 서울 종로구 대학로 119 2층
전화번호 : 02-742-2877
영업시간 : 10:00~23:00
혜화동 한복판을 지키는 마로니에 공원에 들어선 김영철,
그 옛날 꿈을 키우며 힘차게 달리던 청춘 시절을 떠올려본다.
이곳 서울 혜화동에는 이 동네의 랜드마크가 된 오래된 다방이 있다.
바로 마로니에 공원 맞은편에서 65년째 자리를 지키는 ‘학림다방’
김영철 역시 학림에서 추억을 되새기며 다시 한 번 그 향수를 느끼러 들어가 본다.
지난 시간을 넘어 미래세대에게 전달할 가치를 지닌 곳으로 인정받아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된 이 ‘학림다방’은 그 이름처럼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채 지나간 시간이 전하는 이야기를 조용히 건넨다.
1987년부터 학림지기로 다방을 지키고 있는 사장님은 창밖의 플라타너스가 여린 가지에서 아름드리나무가 된 시간 동안 이곳을 지키며 서울에서100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을 우산 하나를 지키는 마음으로 향기로운 커피를 끓여내신다. 지나간 추억을 소환해주는 달콤한 비엔나커피는 주인장 학림지기가 직접 로스팅하는 학림의 낭만 메뉴!
김영철도 생크림 소복이 얹은 비엔나커피 한 잔에 몸을 녹이며 이곳을 지나간 사람들의 흔적이 담긴 방명록을 펼쳐본다.
100번째 동네 한 바퀴가 찾아가고 싶은 길도 이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면서 시대가 변해도 그대로 지켜가야 할 것들에 대해 생각해본다.
▶언젠가 떠날 머너먼 동네 한 바퀴를 꿈꾸다.
“청계천 베를린광장”
주소 : 서울 중구 장교동 1-7
어느덧 해가 저물고 서울의 중심가로 돌아온 김영철.
퇴근길 발걸음을 재촉하는 사람들 틈에서 청계천으로 발길은 옮긴다.
그곳에서 낯선 장벽이 우뚝 서 있는 광장에 다다르게 되는데, 독일 베를린시가 서울에 베를린 장벽 일부를 기증해 세웠다는 이곳을 ‘청계천 베를린광장’.
독일 분단의 평화로운 극복을 상징하는 베를린 장벽을 통해, 한반도의 평화 통일을 기원하는 공간이다.
익숙한 도심 속 멀리 독일에서부터 온 장벽 앞에서 김영철은 언젠가 꼭 가보고 싶은 북녘 동네 한 바퀴도 꿈꿔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