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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3일>

400년 만의 쑥스러운 안녕 – 고흥 쑥섬 72시간

2021년 8월 15일 밤 11시 5분 방송

 

                                                                  쑥섬으로 향하는 ‘쑥섬호’

 

전남 고흥군 나로도항에서 배로 3, 다 둘러보는 시간 2시간이 채 걸리진 않는 섬 속의 작은 섬 지난 2016년 고흥 쑥섬의 주민들은 400여 년간 비밀스럽게 간직하고 있던 추억을 꺼내 들고 세상 밖으로 나선다.

아직은 서툴지만 설레는 꽃단장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쑥섬 마을 72시간을 담는다.

 

                                                             20가구 34명이 사는 쑥섬 마을

 

# 쑥섬은 처음이지?

 

                                                  고양이에게 사료를 건네는 어린이

 

마을에 사는 50여 마리의 고양이들이 마을을 들어서면 사람보다 더 먼저 반갑게 인사를 건네는 얼굴이다.

쑥섬에는 사람 30명 보다 더 많은 고양이가 산다고 해서 ‘고양이 섬’으로 불린다.

이곳 쑥섬은 80년대까지만 해도 당제를 지내던 마을 주민들은 제사를 지내던 중 동물의 울음소리가 들리면 부정을 탄다는 믿음이 있어 어떠한 가축도 키우지 않았다고 한다.

그 중에 유일하게 허락된 동물이 바로 고양이였고, 현재 애묘가들이 고양이의 이름까지 외워 수시로 찾아올 만큼 ‘고양이의 성지’로 유명해졌다.

 

                                                  ‘고양이 많은 집’의 고은심 할머니 (91세)

 

 

# 숲길이 들려주는 옛 이야기

탐방로의 입구를 따라 가파른 헐떡길을 올라가면 제주 곶자왈을 닮은 원시 난대림이 펼쳐지고, 400여 년 동안 마을 주민들조차 제사를 지낼 때 외에는 접근할 수 없었던 비밀의 숲은 마을을 굽어보는 당 할머니 나무부터 하늘에서 온 차사가 기르는 동물을 닮은 나무까지 어릴 적 할머니가 머리칼을 쓰다듬으며 들려주었던 옛 이야기들이 생생하단다.

 

 

빼곡한 나무들만큼 마을 주민들이 정성스럽게 지켜온 그대로의 자연의 흔적이 기득하다.

 

# 나 하나 꽃피어

나 하나 꽃피어

풀밭이 달라지겠느냐고

말하지 말아라.

네가 꽃피고 나도 꽃피면

결국 풀밭이 온통 꽃밭이 되는 건 아니겠느냐

- 조동화 <나 하나 꽃피어>

 

산 정상에 이르면 푸른 바다를 배경으로 형형색색 물감을 칠한 듯 꽃이 만발한 별정원이 펼쳐지고, 여유롭게 풍경을 즐기는 방문객들과 담을 뻘뻘 흘리며 꽃단장에 힘쓰고 있는 두 사람 김상현(53) 씨와, 고채훈(50) 씨 부부를 발견하게 된다.

부부는 섬을 개장하기 위해 마을 사람들을 설득한 장본인들이다.

 

“저희가 하는 일이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누군가에게 감동이 되고, 같이 용기 내서 살아갈 수 있고, 그러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 김상현 쑥섬지기

 

지역사회에 기여하는 삶은 살자는 꿈을 안고 부부는 함께 남편 상현 씨의 어릴 적 추억이 서려 있는 쑥섬으로 돌아오게 됐다.

부부는 칡밭을 일구어 정원을 가꾸고 , 시설 정비 사업을 주도하며 자발적으로 섬을 가꾸기 시작한 지가 어느덧 20여 년의 세월 동안 의심의 눈초리와 잘 될 수 있을까라는 불안감으로 매 순간이 고행이었다.

시간이 지나 관광객들이 늘면서 올해 2월에는 마을의 숙원 상수도까지 만들어지게 되었다. 부부가 피워낸 희망의 꽃, 작은 진심들이 모여 거대하고 아름다운 정원을 가꾸어가고 있는 중이다.

 

                                           별정원에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백일홍

 

# 희망이 쑥쑥 섬마을 가득 퍼지는 사람 냄새

쑥섬은 70년대 400명이 넘는 주민이 풍요롭게 살던 곳이다.

사람들이 하나 둘 떠나고 어르신들만 남아 외로운 자리를 지켰던 섬에는 요즘 새로운 봄이 찾아왔다.

 

 

“ 우리 손자들 대학 갈 때 입학금도 보내주고, 돈의 힘이 좋습디다.”

- 곽상금 (74세) 쑥 식혜 판매

나이가 들어 어업 활동이 힘들어진 마을의 어르신들은 고양이를 찾아오는 아기 손님부터 인생의 전환점을 준비하는 여행객들까지 한적했던 작은 섬 마을은 매일 새로운 만남으로 가득해 인생의 끝자락에서 뜻하지 않는 즐거움을 찾게 되었다.

우리 쑥섬에 찾아주셔서 반갑습니다.”

어머니들은 축산물 판매장에서 먼 길을 찾아오신 고마운 손님들에게 쉴 틈 없이 인사를 건네고 마을에서 난 쑥과 해초류로 직접 만든 음식들을 판매하고 해줄 것이 없어 항상 미안함이던 자녀들 앞에서 더 당당해진다.

 

 

남쪽 바다 작은 섬 쑥섬이 보내는 서툴지만 반가운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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