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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극장>달콤살벌 옥란할매, 육두문자 옥란 할매의 카리스마, 옥란 할매의 미운 우리새끼들, 제2의 옥란 송아씨, 여든넷 엄마다,
꿀이꿀이 2021. 8. 23. 08:47<인간극장>
달콤살벌 옥란할매
2021년 8월 23일 월요일 ~ 8월 27일 금요일
# 여든 넷, 아직도 엄마다
강원도 원주의 ‘욕쟁이’로 유명한 할머니 서옥란 (84세) 씨는 육두문자로 상대방을 제압하는 카리스마를 가졌다.
그러나 할머니는 꽃 앞에서는 마냥 소녀 미소를 짓고, 인신 넉넉한 반전의 매력을 가지고 있다.
서옥 할머니는 38살에 남편을 잃고 홀로 4형제를 키우느라 할머니는 농사는 기본이고, 건설 현장까지 다니며 안 해본 일이 없이 사셨다.
오직 4형제들이 배곯지 않고 ‘아비 없는 자식’ 이라는 손가락질 안 당하는 게 할머니의 인생 평생의 과제였다. 녹록치 않은 인생에 할머니는 독하고 억척스럽게 살 수밖에 없었다고 하는데,,,
이제는 다 내려놓고 마음 편히 쉬어도 될 좋은 나이 여든넷이 되었지만, 인생이 어디 마음대로 되지 않고 짝 없는 아들 셋과 손녀 둘까지 할머니 곁으로 돌아왔다.
할머니의 말년이 다시 시끌벅적해지고 말았다.
# 옥란 할머니의 ‘미운 우리 새끼들’
세 명의 아들과 두 명의 손녀는 옥란 할머니 곁을 지키고, 두 아들은 이혼했고, 막내아들과 손녀들은 아직 미혼이다.
모두가 혼자 사는 외기러기처럼 살기에 엄마 노릇에도 정년이란 없는 것이다.
첫째 아들 김중석(66세) 씨는 눈만 뜨면 엄마와 티격태격하고,
셋째 아들 김윤호(58세) 싸는 눈물 많은 꾀돌이다.
막내 김선호(51세) 씨는 딸 같은 막내아들이 만나 시트콤 주인공처럼 매일 으르렁거리며 살아가지만, 가족들이 밖에서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바로 똘똘 뭉치는 가족이 된다.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큰형 중석 씨는 어머니를 도와 동생들을 키웠고, 동생들은 큰형이 이혼하자 조카들을 자신의 자식처럼 업어서 키웠다.
그런 옥란 할머니는 다 늙은 자식들이 엄마 옆에서 사는 것이 때로는 속상하기도 하고 남들에게 부끄럽다고 한다.
그래도 이런 자식들 덕분에 날마다 웃으며 살고 있다.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고 하더니, 여든넷, 나이 드신 엄마 옥란 할매의 나무에는 오늘도 비바람이 불어온다.
# 제2의 ‘옥란’ 금쪽같은 내 손녀
큰아들의 이혼으로 갓난아기 때부터 업어 키운 송아는 할머니의 아픈 손가락이며, 송아 씨가 직장생활을 위해 서울로 떠날 때까지 옥란 할매는 정성껏 손녀를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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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대학을 졸업하고 긴 타향살이에 지친 송아 씨는 4년 전 할머니 곁으로 내려오게 되었다.
송아 씨에게는 할머니는 그녀의 고향이자, 마음의 안식처이다.
그녀는 아프던 몸이 할머니의 곁에서 지내다보니 안정되어갔고, 난생처음 아빠와 한 지붕 아래 살기 시작하였다. 또 다른 ‘아빠’인 삼촌들의 도움으로 집 마당 한 켠에 작은 소품 가게까지 차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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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아 씨는 살림에 지친 할머니를 돕고 있고, 할머니의 농산물 판매를 두 팔 걷어붙이고 돕고 있다. 그런 송아 씨의 등장으로 옥란 할매의 삼 형제들은 매일 잔소리 폭탄을 맞고 있고, 솔이라도 한잔하려면 송아 눈치를 봐야하는 상황이다.
아빠 중석 씨도 딸의 등쌀에 못 이겨 좋아하는 생선구이 한 번 마음 편히 먹을 수가 없는데, 3형제들은 옥란 씨 못지않게 송아 또한 무섭다고 한다.
이제는 업어 키운 손녀 송아 씨는 할머니의 오른 팔이 되었다.
# 남들이 뭐라 해도 우리는 행복해
38살에 남편을 잃고 홀로 4형제를 키워낸 옥란 할머니는 ‘이제 엄마도 졸업이다’ 싶었는데, 결혼 생활을 일찍 마감한 두 아들이 돌아오게 됐고, 아직 장가 안간 막내아들까지 ‘왜 나이 든 아들들이 하나같이 엄마 집에서 사는 거지’라는 남들 눈이 신경 안 쓰인다면 거짓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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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옥란 할매는 누가 뭐라 해도 지금이 행복하다고 한다.
짝 없는 아들들이 안쓰럽지만 그래서 아들들과 한 집에서 마음껏 지지고 볶으며 살고 있으니 인생 말년이 심심할 틈이 없어졌다.
큰아들 중석 씨는 엄마 곁으로 돌아와 보니 어릴 적 억척스러웠던 엄마가 다시 보이고, 평생 ‘여자 서옥란’이 아니라 ‘엄마’로 살아온 옥란 할매, 그런 엄마로 살아온 옥란할매, 엄마에게 어떻게 하면 웃음과 재미를 선사할지 중석 씨는 날마다 그 고민으로 엄마에게 장난을 걸고 있다는 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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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뿐 아니라, 할머니가 업어 키운 손녀 송아 씨도 보필하고 있다.
‘할머니, 250살까지 살아야 해.’라고 그동안 못 먹고, 못 가본 곳 다 모시고 다니겠다는 손녀의 말에 할매는 흐뭇하고 늦복이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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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은 짝 없는 아들 셋 데리고 사는 할매를 어찌 사냐고 할지 모르겠지만 할매는 아무렴 어떤 가 서로 죽고 못 산다며 달콤하다가도 또 서로 으르렁거리며 살벌하기도 하지만.
“인생 뭐 있나, 가족이 뭉쳐 재미나게 살면 그게 행복이지.”
옥란 할매와 아들, 손녀가 함께 살고 있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