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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인 466회>

자연인 김태규

2021년 8월 25일

 

맛나다 내 인생, 자연인 김태규(61세)

자연인 김태규 씨는 고향을 떠난 지 50여 년 만에 다시 고향 산천을 찾았다.

이곳의 바위가 많은 지형 덕분에 자연인은 장대 집게를 한 몸같이 여기고 산초 잎을 빻아 온몸에 비르며 매일 같이 독사와의 사투가 벌어야만 한다.

 

 

가끔은 산사태로 큰 물길이 만들어지는 위험천만한 상황도 일어나기도 한지만, 그래도 자연인은 이 산이 무척 마음에 든다고 한다.

지금은 이곳을 사랑하는 산골이지만 한때 달아나고 싶은 시절도 있었다.

 

 

어릴 적 자연인에게는 안타깝게도 산을 누빈 아름다운 추억이 없고 산 중턱에 있는 염소 목장을 오르며 맡은 지독한 악취만이 기억 속에 자리하고 있을 뿐이다.

 

 

엄했던 아버지는 자연인을 학교에 보내는 대신 염소 목장에서 일하게 했고, 매일 어머니가 싸주신 보리밥 도시락을 먹으면서 언제까지 목장에서 일할지 막막했던 시절이 있었던 자연인이다.

자연인은 지겹게 먹었던 보리밥을 염소에게 양보하고 음식을 먹지 않는 날들이 많아지면서 한계에 다다르자 몸은 결국 쓰러지고 말았다.

 

 

자연인을 지켜보던 어머니는 이대로 살면 죽을 테니 집을 떠나거라.”라고 해 그는 가출을 결심하고 아버지에 대한 미움을 끌어안고 평택행 열차에 몸을 실었다.

배고픔에 주린 배를 움켜잡고 들어간 역 근처 중국집에 운명처럼 고향 형님이 일을 하고 있어 숙식을 해결해야 했던 14세 어린 소년은 형님의 소개로 중국집에서 일할 수 있게 되었다.

 

 

중국집에서 양파 까기부터 시작하며 자전거를 타고 5년 동안 짜장면을 배달했고, 그는 19세 젊은 나이에 주방장이 될 수 있었다.

자신의 가게를 차려 시작한 중국집은 성공적이었고, IMF 외화위기 시절에도 호황을 누리며 5명의 배달기사를 둘 정도였지만 시련을 항상 그러하듯 행복할 때 찾아왔다.

 

 

그는 식도암 수술을 받고 10년간 잘 버텨온 아버지가 갑작스럽게 돌아가시게 되었다. 한때는 원망스럽고 미웠던 아버지였지만 아버지란 사실은 변할 리가 없다.

 

 

아버지를 고향 땅에 묻고 그 곁을 지키기 위해 자연인은 산골에 정착하게 되었다.

아버지에게 불효자로서 효도하고 싶다는 소망을 간직하고, 5년에 걸쳐 컨테이너를 가꿔 완벽한 집으로 변했고, 텃밭은 손수 기른 작물들로 넘쳐난다.

 

 

자연이 직접 뽑은 면으로 짜장면을 해 먹고 순식간에 닭 뼈를 해체해 깐풍기를 만들고 고기 없는 탕수육까지 산골 밥상, 예전 식당의 것만큼 푸짐하고 건강해진 밥상이다.

수시로 집 옆에 모신 아버지 묘를 찾아 추억을 꺼내보고, 고향 산골은 더 이상 도망치고 싶은 곳이 아닌 앞으로도 쭉 살아가고 싶은 안식처가 되어주었다.

 

 

자연인은 부모가 되어 비로소 아버지를 이해하게 되었다는 김태규 자연인, 아버지의 땅 그 산에서 아버지의 곁을 지키며 행복을 요리하는 김태규 이야기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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