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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라면 497회> 시골로 간 미용사 천홍필씨, 인생 2막 2장, 동상이몽 부부의 가족형태, 천홍필 안라현 부부의 합가, 워킹맘 아내의 고충
꿀이꿀이 2021. 8. 27. 15:38<사노라면 497회>
시골로 간 미용사의 인생 2막 1장
2021년 8월 27일 금요일
# 머리카락을 다듬던 홍필 씨의 손 이제는 밭을 다듬는다.
구미에 살고 있는 천홍필 (45세) 씨는 아내와 함께 미용실을 운영했었는데, 사림에 치이고 사기도 당하게 되면서 탈모가 올 정도로 마음고생이 심했었다고 한다.
천홍필 씨는 지친 마음을 달래려고 선택한 것을 부모님이 살고 계신 안동으로 귀농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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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필 씨는 태어나 자라면서 부모님의 농사짓는 모습을 보며 자라 농사에 대한 거부감이 없었던 탓에 약 5년 전부터 구미와 안동을 오가며 농사일을 해오다 아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귀농을 밀어붙이게 되었다.
그래서 아내는 안동 시내에서 아이들과 살며 주말 부부가 되자는 제안을 받아들이며 3년 전 완전히 부모님 집에 들어오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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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사로 머리카락을 다듬던 야무진 손이면 농사도 일도 척척 해낼 것 같았는데, 아들 홍필 씨는 논에서 자라는 잡초인 ‘피’조차도 구분해내지 못해서 어머니(임귀옥 67세)에게 구박받는 일이 허다하다.
4년 차 농부라도 부모님에게는 여전히 미숙한 초보 농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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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필 씨는 요즘 시내에 있는 아내와 아이들을 불러 들여 함께 살고 싶은 마음이 가장 큰 고민 중에 있다. 언제까지 떨어져 살 수도 없는데다, 시골은 항상 일이 넘쳐나니 가족들이 더욱 그리워졌다. 그렇지만 아내는 물론이고 아이들까지 시골로 내려오는 것을 거부하고 있어 홍필 씨의 고민은 점점 깊어만 간다.
# 직장과 육아로 지친 워킹맘 이제는 농사까지
안동에 사는 아내는 세 아이의 엄마 안라현(42세) 씨는 약국 보조 사원으로 일하고 있다.
워킹맘으로 낮에는 일을 하고 밤에는 자식들 챙겨야하고, 평일 밤이나 주말에는 시댁의 농사일을 도와야하니 몸이 12개라도 모자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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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고등학생이 된 첫째와 입시 전쟁의 반열에 오르기 시작한 둘째, 셋째까지 세 아이는 결코 만만하지 않다.
그런 가운데 남편은 ‘합가’를 요구하고, 학력이 중요한 사회에서 자식들이 학원 하나 없는 시골에서 농사일이나 도우며 사는 것은 두고만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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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무뚝뚝한 시부모님과도 성격이 잘 맞지 않으니 시댁에 들어가 사는 것은 더욱 싫은 아내이다.
그런 아내의 마음도 모르는 남편은 아내 마음도 모르는지 얼굴만 보면 갗이 살자고 하는데, ‘합가’라는 단어 하나로 아내는 남편과 매일 전쟁 중이다.
# 동상이몽 부부의 가족 형태
천홍필 씨 부부는 함께 미용실을 운영하며 지식들을 낳고 키워왔다.
미용실이 잘 되지 않아 벌이가 좋지 않았던 때에 사기까지 당하면서 벼랑 끝에 몰린 부부는 앞으로의 날들에 다양한 고민이 많았고, 막무가내 귀농을 밀어붙이는 남편 때문에 결국 구미에서 안동으로 이사를 오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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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가 귀농하며 합의 본 것은 아내는 아이들과 안동 시내에서 살고 남편은 부모님을 모시고 농사를 짓는 것이었다. 두 사람은 주말 부부를 한다는 합의를 보고 내려오게 됐지만 남편은 계속해서 그 약속에 금을 내기만 한다.
남편 홍필 씨는 아내만 보면 ‘합가’를 하자고 하고, 사소한 교통 문제부터 중요한 자식 교육 문제가지 모두 제쳐두고 막무가내로 아내의 속을 뒤집는다.
고등학생이 된 첫째는 지금 아주 중요한 시기인데 학원 하나 없는 시골에서 농사일이나 도우라는 것인지, 아내는 무뚝뚝한 시부모님과는 맞지 않고 합가가 더욱 꺼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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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는 합가를 꼭 해야 한다면 자식들을 다 키워 놓고 하자고 하고 남편은 당장 합가하기를 바라고 있는데, 시부모님마저 은근히 함께 살길 바라는 눈치이고, 아내 라현 씨의 부담감은 커져만 간다.
합가 문제만큼은 라현 씨도 결코 의견을 굽히지 않고 부부는 한 지붕 아래에서 함께 살 수 있을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