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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라면 497회>

시골로 간 미용사의 인생 2막 1장

2021년 8월 27일 금요일

# 머리카락을 다듬던 홍필 씨의 손 이제는 밭을 다듬는다.

구미에 살고 있는 천홍필 (45세) 씨는 아내와 함께 미용실을 운영했었는데, 사림에 치이고 사기도 당하게 되면서 탈모가 올 정도로 마음고생이 심했었다고 한다.
천홍필 씨는 지친 마음을 달래려고 선택한 것을 부모님이 살고 계신 안동으로 귀농하는 것이었다.


홍필 씨는 태어나 자라면서 부모님의 농사짓는 모습을 보며 자라 농사에 대한 거부감이 없었던 탓에 약 5년 전부터 구미와 안동을 오가며 농사일을 해오다 아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귀농을 밀어붙이게 되었다.
그래서 아내는 안동 시내에서 아이들과 살며 주말 부부가 되자는 제안을 받아들이며 3년 전 완전히 부모님 집에 들어오게 되었다.


미용사로 머리카락을 다듬던 야무진 손이면 농사도 일도 척척 해낼 것 같았는데, 아들 홍필 씨는 논에서 자라는 잡초인 ‘피’조차도 구분해내지 못해서 어머니(임귀옥 67세)에게 구박받는 일이 허다하다.
4년 차 농부라도 부모님에게는 여전히 미숙한 초보 농부이다.


홍필 씨는 요즘 시내에 있는 아내와 아이들을 불러 들여 함께 살고 싶은 마음이 가장 큰 고민 중에 있다. 언제까지 떨어져 살 수도 없는데다, 시골은 항상 일이 넘쳐나니 가족들이 더욱 그리워졌다. 그렇지만 아내는 물론이고 아이들까지 시골로 내려오는 것을 거부하고 있어 홍필 씨의 고민은 점점 깊어만 간다.

# 직장과 육아로 지친 워킹맘 이제는 농사까지

안동에 사는 아내는 세 아이의 엄마 안라현(42세) 씨는 약국 보조 사원으로 일하고 있다.
워킹맘으로 낮에는 일을 하고 밤에는 자식들 챙겨야하고, 평일 밤이나 주말에는 시댁의 농사일을 도와야하니 몸이 12개라도 모자라다.


이제 고등학생이 된 첫째와 입시 전쟁의 반열에 오르기 시작한 둘째, 셋째까지 세 아이는 결코 만만하지 않다.
그런 가운데 남편은 ‘합가’를 요구하고, 학력이 중요한 사회에서 자식들이 학원 하나 없는 시골에서 농사일이나 도우며 사는 것은 두고만 볼 수 없다.


또한 무뚝뚝한 시부모님과도 성격이 잘 맞지 않으니 시댁에 들어가 사는 것은 더욱 싫은 아내이다.
그런 아내의 마음도 모르는 남편은 아내 마음도 모르는지 얼굴만 보면 갗이 살자고 하는데, ‘합가’라는 단어 하나로 아내는 남편과 매일 전쟁 중이다.

# 동상이몽 부부의 가족 형태

천홍필 씨 부부는 함께 미용실을 운영하며 지식들을 낳고 키워왔다.
미용실이 잘 되지 않아 벌이가 좋지 않았던 때에 사기까지 당하면서 벼랑 끝에 몰린 부부는 앞으로의 날들에 다양한 고민이 많았고, 막무가내 귀농을 밀어붙이는 남편 때문에 결국 구미에서 안동으로 이사를 오게 되었다.


부부가 귀농하며 합의 본 것은 아내는 아이들과 안동 시내에서 살고 남편은 부모님을 모시고 농사를 짓는 것이었다. 두 사람은 주말 부부를 한다는 합의를 보고 내려오게 됐지만 남편은 계속해서 그 약속에 금을 내기만 한다.
남편 홍필 씨는 아내만 보면 ‘합가’를 하자고 하고, 사소한 교통 문제부터 중요한 자식 교육 문제가지 모두 제쳐두고 막무가내로 아내의 속을 뒤집는다.
고등학생이 된 첫째는 지금 아주 중요한 시기인데 학원 하나 없는 시골에서 농사일이나 도우라는 것인지, 아내는 무뚝뚝한 시부모님과는 맞지 않고 합가가 더욱 꺼려진다.


아내는 합가를 꼭 해야 한다면 자식들을 다 키워 놓고 하자고 하고 남편은 당장 합가하기를 바라고 있는데, 시부모님마저 은근히 함께 살길 바라는 눈치이고, 아내 라현 씨의 부담감은 커져만 간다.
합가 문제만큼은 라현 씨도 결코 의견을 굽히지 않고 부부는 한 지붕 아래에서 함께 살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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