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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의 동네 한바퀴> 119식당, 엄마손 백반 인기메뉴숭늉, 을지로 철의 여인 , 다방 라면 역사 30년, 30년 동안 라면 파는 다방,
꿀이꿀이 2021. 9. 11. 15:52<김영철의 동네한바퀴>
열정이 흐르다. - 청계천 옆 동네
2021년 9월 11일
조선시대부터 600년 동안 사람들 곁을 지켜온 삶의 터전 청계천.
청계천의 물길처럼 질곡의 삶 속에서도 몇 번이고 다시 일어나 자신만의 인생길을 이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 불이 났을 때 119,정이 고플 때 119 식당
신당동 골목 어귀에 있는 식당 앞에서는 할머니들이 분주하게 채소를 손질하고 계신다, 그 식당 안에는 손님이 직접 달걀프라이를 부치고 있고, 누가 손님인지 주인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그 식당의 중심에는 엄마손 백반으로 동네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은 사장님의 식당이 자리하고 있다.
백반 반찬 10여 가지 중에 가장 인기 있는 메뉴는 바로 숭늉이지만 이곳 사장님은 숭늉을 입에도 대지 않으신단다.
그 이유는 힘들었던 시절에 소방서 주방에서 일을 하며 3년 동안 누룽지로 끼니를 해결하였기 때문이다.
그 곳에서 마음 따뜻한 소방대원들을 만나 견딜 수 있었고, 그 인연으로 식당 이름도 119로 지었다고 한다.
119식당에서 주린 배와 함께 텅 빈 마음까지 채울 수 있는 곳 신당동 백반 집으로 가본다.
# 을지로 공구 거리를 지키는 ‘철의 여인’
청계천 옆 동네 을지로 는 우리나라의 산업화를 이끌었던 곳인 만큼 용접 불꽃이 튀어 어르고 망치 소리가 골목을 울리고 있는 곳이 있다.
그 중심에는 시간이 잠시 멈춘 느낌의 다방이 있는데, 매일 한 장씩 뜯어내는 일력부터 지금은 구하기도 어려운 플라스틱 계산대까지 오랜 세월의 흔적이 가득히 있다.
이상하게도 다방에서는 라면을 먹는 손님을 볼 수 있는데, 아침을 굶고 출근하는 공구 상가의 직원들에게 하나 둘 끓여주다 보니 다방 라면의 역사가 30년이 넘었다고 한다.
다방이 인생의 전부라고 말하는 ‘철의 여인’은 남자들이 주름 잡았던 공구 거리에서 살아남기 위해 사장님은 힘들 때마다 목욕탕에서 남몰래 눈물을 흘리며 다방에서 청춘을 바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