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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밥상529회> 자하 젓새우 중 가장 작은 새우, 젓국 짜박이, 전어회무침과 전어전의 젓새우로 간, 서천의 특산물 자하, 독고지호의 자하
꿀이꿀이 2021. 9. 23. 18:33<한국인의 밥상 529회>
알찬 결실, 가을은 맛있다
2021년 9월 23일 목요일
천고마비와 천고인비의 계절, 가을을 알리는 전령사들이 곳곳에서 소식을 보내온다.
수많은 가을 결실 중에 작지만 실속 있는 먹을거리를 모아 차려진 옹골찬 밥상을 만난다.
“가을에는 손톱이 다 먹는다.”
“가을 새우는 굽는 허리도 펴게 한다.”
가을 먹거리와 관련된 속담은 유독 많고, 지치고 힘든 무더위를 떠나보내고 본격적인 가을이 시작된다.
집 나간 입맛이 돌아오고 우리를 충족시켜줄 먹거리들, 산 넘어 바다건너 수많은 곳에 널려있고, 가을이면 가득 찬 풍부한 식자재만 생각하지만 의외로 작지만 실속 있고, 알찬 우리의 밥상을 한 층 더 풍요롭게 하는 것들이 많다.
모든 음식의 풍미를 더하는 참기름의 재료 참께, 젓새우 중 가장 작지만 귀한 새우 자하, 작은 몸 안에 겸손과 선비 정신을 품은 메추리알과 메추리, 알알이 귀한 3대 명약 구기자 한국인의 밥상에서 작지만 소중한 가을 결실을 만나보자.
# 젓새우 중 가장 작지만 귀한 새우 자하
자하는 젓새우 중 가장 새우로 알려졌고, 붉은 새우라는 이름의 자하를 잡으려면 썰물에 맞추어 나가 족대를 사용해야만 한다.
독고지호 씨는 어릴 적 마을 어르신들의 어깨너머로 배워 여름의 끝자락부터 딱 가을까지 한 철만 잡혀 더 귀한 자하새우이다. 그 중에서도 자하는 나오지 않는 날이 많다고 하고 , 잡히자마자 거의 바로 죽기 때문에 젓을 담는 것도 빠르게 움직여야 한다는데...
자하젓새우는 서천의 귀한 특산물이라 예전에는 집안의 어르신들만 맛 볼 수 있었다. 아직도 꾸준히 자하를 잡아오고 있는 독고지호 씨 덕분에 어머니 장소저 씨는 여전히 자하를 즐겨 먹고 있다.
독고지호 씨는 고등학교 때부터 자하를 잡으러 다녔고, 어머니를 위해 갖은 채소와 양념을 넣어 새콤하게 자하를 무쳐낸다. 고기를 거의 먹지 않는 어머니에게 자하는 귀중하고 소중한 식자재가 되어 주었다.
자하의 맛을 아는 이 마을 부녀회장 신순식 씨 또한 자하 요리를 하기 위해 거들고 나서고, 옛날에는 ‘젓국’이라 부르던 ‘짜박이’는 추억을 간직한 최고의 음식이다.
자하의 최고 요리 궁합을 자랑하는 재료는 돼지고기로 고기 잡내를 줄여주고 풍미를 높여주는 맛의 궁합이 완벽하다.
자하와 함께 이맘때쯤 많이 나오는 전어로 전어회무침과 전어전을 자하젓으로 간을 맞추고 자하 덕분에 온 집안이 훈훈한 추억이 되살아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