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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극장 오영복 장미 부부> 오영복 그대와 영원히, 소뇌위축증 오영복과 어머니, 무안 커피집, 마라톤 도전 , 이봉주 선수 쾌유를 기원하는 비대면 마라톤,
꿀이꿀이 2021. 9. 26. 23:26<인간극장>
오 영복 그대와 영원히
2021년 9월 27일~ 10월 1일
전라남도 무안 시골 마을에 두 달 전 핫 플레이스가 문을 열었다.
핫 플레이스 커피집 사장님은 근육질의 바리스타 오영복(40) 씨와 매력적인 장미(41) 씨이다.
카페 옆으로 작은 헬스장까지 만든 부부는 피트니스 대회에서 상까지 받은 헬스 트레이너와 요가 강사라고 한다.
영복 씨는 몇 년 전부터 희소 난치병인 ‘소뇌위축증’ 투병 중이다.
‘소뇌위축증’은 몸의 운동기능을 담당하는 소뇌가 쪼그라들면서 걷고 달리고 균형을 잡는 일상의 모든 것들이 점점 힘들어지는 병이며 아직까지 뚜렷한 치료법이 없다.
# 그럼에도 오영복은 달린다.
“병이 어떻게 보면 생명을 단축할 수 있다는 거를 알잖아요, 병원에서도 처음 저한테 이야기했던 5년을 이야기 했어요. 수명이 아니라 서 있을 수 있는 기간을요.” - 오영복
영복 씨는 20대 시절 누구보다 건강하고 활동적이었고 액션배우로 활동했다.
첫눈에 반한 아내 장미 씨와 사랑을 하며 결혼을 했고, 전직 헬스트레이너에서 고향 무안으로 돌아와 작은 커피 집을 차리고, 근육질의 몸으로 커피를 만드는 초보 바리스타가 된 영복 씨는 작은 헬스장에서 매일 운동에 매달리고 있다.
처음 병원에서 진단을 받을 때 ‘어쩌면 5년 안에 서는 게 어려워질 수 있다’는 말까지 들었었다.
걷다가 넘어지고, 물 컵을 쏟고, 평범한 일상 속에서 내 몸이 내 마음 같지 않았질 때 영복 씨의 마음은 무너졌다.
그런 영복 씨가 병 진단을 받은 지 벌써 6년째로 그는 그대로 주저앉지 않았고, 낸 몸의 힘이 없어진다면 힘을 길러 보자라는 마음으로 운동에 매달렸고, 그 간절함으로 피트니스 대회에 나가 상을 받았다.
영복 씨는 항사 새로운 목표를 정해 이 악물고 달려 목표에 닿을 때까지 하루하루를 꽉 채워 살아가고 있다.
최근 ‘근육이상증’으로 투병 중인 이봉주 선수를 응원하는 마라톤에 도전하는 영복 씨는 영원한 페이스메이커는 사랑하는 아내 장미 씨이다.
# 나의 사랑 그대 이름은 장미
“병이 있지 않을까? 유전이지 않을까? 그런 생각은 전혀 안 했어요.” - 장미
장미 씨는 결혼 전 시어머니가 소뇌위축증으로 투병 중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누구보다 긍정적이고 건강했고, 함께 있으면 즐거워 사랑을 선택했다.
장미 씨는 영복 씨에게 병이 찾아왔을 때 좋아하던 공연단 일을 그만두고 요가 강사로 일하며 남편과 함께 운동을 시작하였다.
남편의 병이 계속 진행 중이고 부부는 결단을 내려 올해 초 남편의 고향인 무안으로 내려왔다. 시력이 점점 안 좋아지는 남편 대신 이제 운전은 장미 씨 담당이 되었고, 카페 물건이며 지척에 사는 시부모님 댁 장도 봐다 드리고, 시부모님을 위한 커피 배달도 수시로 다니는 장미 씨이다.
시어머니는 8년 넘게 투병 중에 있고, 어머니를 모시고 카페 데이트도 다니는 속 깊은 며느리다.
사랑하는 가족들이 아픈 건 슬픈 일이지만, 걱정하고 눈물짓기보다는 항상 마음을 살피고 함께하는 장미 씨는 남편의 건강이 언제 어떻게 될지 막막할 때도 있지만 그럴수록 남편과 함께 달리고, 산을 오르고 함께 웃는 그들이다.
그리고 주문처럼 되내인다. ‘함께 하면 강해진다.’
# 그럼에도 오영복이 달리는 이유
고향 무안에는 아버지 오칠용(70) 씨와 어머니 전영이(67) 씨가 살고 있다.
어머니가 소뇌위축증이 먼저 찾아왔고, 지금은 거동이 불편해져 도움 없이는 바깥출입이 어렵지만 엄마는 흔들리는 몸으로 집안 살림을 해내시고 있고, 아들이 내려오고부터 힘들어도 아침마다 아들과 다리 힘을 키우는 운동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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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칠용 씨는 아내의 몸이 불편해지면서 안팎으로 바빠졌고, 소를 돌보는 일, 텃밭 농사, 그리고 크고 작은 집안일은 물론이고, 불편한 몸으로 아내가 아들 며느리 준다고 부침개와 전복죽을 만들면 아버지 칠용 씨는 식을세라 부랴부랴 아들네로 달려가는 ‘우렁 아버지’이다.
아버지는 칠순이 다가오고 가족들만의 잔치 분위기를 내보내는데, 특별한 케이크를 받고 활짝 웃으시는 부모님이지만 이내 엄마는 울컥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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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들이 눈앞에 보여서 좋다는 아버지와 그래도 살아야겠다. 사는게 좋다고 말하는 엄마이다.
엄마는 같은 병을 앓고 있는 엄마라 아들 영복이 지금 얼마나 안간힘을 쓰는지 말하지 않아도 안다. 그런 아들이 마라톤에 도전하니 부모님은 응원을 하면서도 걱정이 되고 있다.
외출을 잘 하지 않는 어머니가 아버지의 차를 타고, 학교 운동장에서 연습하는 흔들리는 몸으로 달리는 아들 며느리를 보는 부모민의 시린 눈을 떼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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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 영복 그대와 영원히
“어차피 이 병은 흔들리는 병이고, 내가 오른쪽으로 흔들리면 오른발에 힘을 줘서 버티고, 왼쪽으로 흔들리면 외쪽 발에 힘을 줘서 버티고 그러자” - 오영복
이봉주 선수의 쾌유를 기원하는 비대면 마라톤 영복 씨는 10km에 도전하고, 이 날을 위해 매일 달리고 근력 운동을 해 온 영복 씨와 장미 씨, 오랜 친구 부부도 영복 씨의 페이스메이커로 달려온다.
마라톤 날 영복 씨가 번호판에 흔들이는 손으로 쓰는 각오는 ‘정신이 육체를 지배한다.’ 하지만 10km는 처음 달려보는 긴 거리다. 영복 씨는 완주할 수 있을까?
결승선에서는 엄마와 아보지가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기다리고 계신다.
영복 씨는 때로는 좌절도 해봤고, 회피도 했다. 하지만 결코 포기하지는 않았던 그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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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일어나 운동을 하고, 작은 커피 집 문을 열고 바닥 청소를 하고 화분에 물을 주기도 한다.
손님들이 몰려오면 예쁜 아내와 정성껏 커피를 만들고 사랑하는 엄마에게 달려간다.
영복 씨는 자신과 같은 병을 앓고 있는 이들에게 작은 희망을 주기 위해 운동 영상을 만들며 평범한 일상들이 너무나 특별하고 소중해진 지금이 두 사람은 희망의 버킷리스트를 써 내려간다.
조용하던 시골 마을 커피 집 근육질의 사장님은 오늘도 사랑하는 아내 장미 씨와 장밋빛 희망을 볶고 있고, 누구나 쓰러질 수 있고, 누구에게나 삶은 유한하다. 오늘도 삶을 향해 흔들이면서도 나아가는 오 영복 곁에는 소중한 이가 있고, 그래서 살아갈 힘을 얻는다.
서로가 서로에게 기대고 용기가 된 삶 그리하여 바라는 단 한 가지는 오 영복 그대와 영원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