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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4회 PD수첩
보험사 유령 의사의 비밀
“딱 당해보니까요. 막말로 보험사는 사기꾼이다. 정부의 허가 받은 사기꾼이다.”-김용선 보험가입자
2019년 4월 17일, 김용선 씨는 광주대구고속도로로 사치 터널에서 연료 부족으로 정차된 차를 발견하고, 평상시 남을 잘 돕는 성격이라 ‘의인상’까지 받은 경력이 있는데 그날도 안전 조치를 취하고 2차 사고를 예방했다.
그런데 김용선 씨가 차량을 밀어 이동시티는 동안 덤프트럭이 김용선 씨를 덮쳤다. 그 사고로 왼쪽 팔과 다리에 심각한 장해를 입어 가입했던 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했는데 보험사는 의료자문 의사의 소견서를 근거로 보험금 지급을 거절하고 있다.
“근력 등급을 고려할 때 능동적 관절 가동범위 제한은 없을 것” 으로 판단된다는 것이다. 그는 1년 넘게 휠체어를 타며 병원 생활 중인 그를 1번도 만나지 않은 익명의 자문의의 소견이었다.
경주에 거주하는 김정완 씨는 오토바이 사고로 오른쪽 손과 발이 영구 장해를 입었다. 보험사에 장해진단서를 제출했지만 의료자문 의사의 소견서를 근거로 진단서상의 장해율을 인정하지 않고 보험금을 삭감했다. 사고로 생계가 무너지고 가족과 허어지게 된 김정완 씨는 <PD수첩>과의 만남에서 보험사 의료자문의를 직접 만나보고 싶다고 울분을 토했다.
2019년 한 해 동안 보험사 의료자문으로 인해 보험금 지급을 거절당한 건수가 3만여 건에 달한다. 이 자료에 따르면 2016년부터 올 상반기까지 22개 생명보험사, 14개 손해보험사가 38만 523건의 의료자문을 했다.
의료자문은 보험사가 과잉청구나 보험사기를 막기 위해 보험금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의사에게 의학적 소견을 묻는 과정이다. 그러나, 보험사들은 의료자문을 악용하여 보험금 삭감이나 부지급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일부 전문가들의 지적이 있다.
“보험금 청구가 들어왔을 때 보험금을 지급해주지 않는 비율, 즉 부지급율을 높이는 게 보험사들이 돈을 버는 핵심이에요. 보험사는 부지급해주기 위해서 여러 가지 기술을 쓰고 있어요. 그 여러 전략 중 확률이 가장 높은게 이 의료자문이에요.”-구본기, 생활경제연구소 소장
보험사 의료자문의는 환자의 대인정보인 진단서와 진료기록을 들여다보지만, 환자는 보험사 의료자문의의 이름조차 알 수 없다. 보험사에서 개인정보보호를 이유로 의사의 정보를 철저히 감추기 때문이다.
<PD수첩>은 취재도중 그간 드러나지 않았던 자문의들의 신원을 파악해 그들의 입장을 들었는데 한 자문의는 자신이 작성한 의료 자문서는 법적인 효력응 가잘 수 없는 예비서에 지나지 않는다고 이야기하면서 자신의 자문서가 검찰 조사 과정에서 증거로 제출 된다는 말에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인다.
<PD수첩>은 보험사의 의료자문의 숨겨진 뒷이야기를 듣기 위해 보험업계 관계자들을 수소문 해 끈질긴 설득 끝에 취재에 응한 전 현직 관계자들은 의료자문에 대한 충격적인 사실을 털어 놓는다. 일부 보험사에서는 그들에게 자문을 수정해 달라고 요청하기도 해 내용을 다시 수정하기도 한다고 한다.
18년 경력의 전직 보험사 관계자는 의료자문을 가리켜 “결론은 거의 다 맞춰진 것.” “답을 가지고 들어가는 것” 이라 말한다. 그는 <PD수첩>취재진의 의료자문을 믿느냐는 질문에 단호히 아니라고 답한다.
#의료자문제도는 보험사가 환자가 치료 받은 의사 소견을 신뢰하지 않고, 다른 전문의의 소견을 다시 물어 보험금 지급 여부를 판단하는 절차다. 보험사가 위탁응 맺은 의사를 통해 자문을 구해 객관성과 공정성이 떨어진다는 문제가 꾸준히 지적돼 왔고, 자문의 이름도 공개하지 않아 유령자문이란 비판이 제기된다.
그렇다면 보험금 심사 절차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의료자문제도가 보험사에서는 어떻게 운용되는지 각 지역별로 자문 의사를 선정관리 한다. 보험사 다르긴 하지만 자문비를 건당 20만원~30만원을 자문 의뢰 매건마다 별도로 지불한다. 1년에 자문비로만 집행되는 비용이 수십억원에 달한다. 의료자문 제도에 대한 불신과 불만이 늘어나면서 금융당국에서도 관심 있게 살펴보고 그 문제를 시정하려는 움직임이 보인다. 하지만 정작 바뀌어야 할 보험사는 이렇다 할 움직임이 없는게 현실이다.
일부 보험사에서는 자문의사로 활용 가능한 의사를 직접 고용하여 고객의 동의 없이도 의료자문을 시행 그 결과로 보험금을 삭감하거나 부지급 하는 거로 활용하고 있다.
보험회사는 보험사의 이익을 위해서만 행동하고 소비자들을 자신의 돈벌이로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