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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라면 508회>

하동 외고집 아버지와 일꾼 딸의 산초 전쟁

20211110

 

일밖에 모르는 산초 박사 아버지

경상남도 하동 청정 지리산 자락에 있는 작은 산골 마을에서 폐교에 살고 있는 남다른 농사꾼 가족을 살고 있다.

그들 가족은 전국 최고의 산초 박사로 소문난 한치복(86세) 씨네 가족이다.

산초는 원래는 야생에서 자생하며 예로부터 염증, 천식 등을 치료하던 가정의 상비약이었다. 산초의 희소성을 알아본 아버지는 열매가 크고 가시가 없는 품종들을 개량하여 전국의 농가에 소득 작물로 보급하게 됐다.

 

 

현재까지 치복 씨가 만든 산초나무 신품종을 7가지로 재배 기술까지 개발한 자타공인 산초 박사이다.

이제 여든 중반에 접어든 치복 씨는 갈수록 기력이 약해지고 힘들어진다.

아내와 자식들은 이제 치복 씨에게 그만 편히 쉬라 말려도 보지만 일은 치복 씨 평생의 보람이고 사는 즐거움이란다. 그래서 일을 포기할 수 없다며 고집을 부리는 치복 씨다.

 

 

전날 너무 무리하게 일을 해 아침밥도 먹지 못하고 누워있던 치복 놔두고 아내 이화재(83세) 씨와 셋째 딸 은정(51세) 둘이서만 산초밭을 다녀왔는데, 마장에서 예초기 소리가 들려오는데, 치복 씨가 아픈 몸을 이끌고 화단의 풀을 베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 치복 씨의 모습을 본 아내와 딸은 속이 터진다.

 

 

[지리산 산초]

주소 ; 경상남도 하동군 횡천면 숙재1길 244

연락처 : 한치복 010-3868-2008 (산초 묘목 관리 문의)

           한은전 010-3833-0268 (산초 묘목, 기름 주문)

 

아버지의 든든한 일꾼 딸

산초박사 치복 씨와 아내 화재 씨는 슬하에 16녀를 두었고, 한 결 같이 부모를 위해주는 기특한 자식들이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든든한 자식은 셋째 딸 은정 씨란다.

 

 

은정 씨는 15년 전 보모님 걱정으로 옆에서 농사일을 조금씩 도와주다 3년 저부터는 아버지에게 사장직까지 물려받게 된 사장님이다.

농사일의 대부분을 책임지고 있는 은정 씨는 이제는 산초 수확, 타작, 기름 짜기, 포장까지 연로한 부모님을 대신하여 혼자서도 척척 일을 해낸다.

 

 

그러나 산초는 특수작물로 기계보다는 수작업이 많은 작물이라, 일을 해도 해도 끝이 없고, 어쩔 수 없이 인부를 쓰다보면 수익보다는 지출이 더 많은 상황이 되었고, 이상가후로 산초가 흉작까지 겹치면서 은정 씨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진다.

힘든 딸을 지켜보는 엄마 화재 씨의 마음도 안쓰럽기만 하고, 그래도 힘들다는 내식은 하지 않고 묵묵히 일을 하는 은정 씨는 아버지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일꾼 딸이다.

 

 

산초 연구를 해야 해 VS 학자, 박사 혼자 다하세요.

산초 수확 철은 9월 말부터 한 달간 계속 이어진다.

신선한 산초 열매를 볶지 않고 그대로 생 유착해 짠 산초기름은 이맘때가 가장 인기가 있다.

은정 씨가 온라인으로 주문을 받은 산초기름을 부지런히 포장하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던 아버지는 갑자가 농사 수지타산이 잘 맞는지를 물어 보는데...

 

 

아버지는 평소에 농사에서 수익이 나면 생각하지 않고 버는 대로 연구비에 투자했는데, 그래서 30년 넘게 농사를 지어오면서도 본인 소유의 땅은 1평도 없다.

아버지는 연구하고 일하는 즐거움으로 살았지만 그런 아버지 때문에 가족들의 고생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지경이었다.

가족이 힘들어해도 연구는 포기할 수 없었던 아버지의 고집은 은정 씨에게 새로운 산초 연구에 쓸 재료비용을 달라고 하는데...

 

 

아버지의 그 말을 듣는 은정 씨는 쌓여있던 서러움이 폭발하여 처음으로 아버지에게 하고 싶은 말을 쏟아내고 자리를 떠나 버린다

난생 처음 보는 딸의 행동에 당황한 아버지는 어쩔 줄을 몰라 하고, 산초를 두고 벌어지는 부녀 전쟁은 과연 어떻게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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