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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의 동네한바퀴>

굳세다, 갯마을 – 충청남도 서산

20211113일 토요일

 

충청남도 서산은 복되고 길한 고을이라는 이름을 가진 곳이다.

차령산맥 줄기, 드넓은 구릉과 간척지, 천혜의 청정 갯벌의 풍요로운 자연과 넉넉한 인심이 빛나는 곳 서산.

 

 

삼길포 선상어시장,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

서산의 여러 마을 중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라는 노랫말처럼 칼갈이 역할 분담을 하는 마을이 있다

남편들은 어장에 나가 조업을 하고, 아내들은 항구에서 묶어두었던 작은 매에서 회를 썰어 파는 삼길포항 선상어시장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선상어시장은 24척의 배가 부잔교를 사이에 두고 나란히 줄지어 각종 회와 제철 해산물을 판매하고 있다.

포구 앞마을 주민들이 삼삼오오 잡아온 생선을 팔기 시작한 것이 어느덧 30년이 훌쩍 넘었고, 험한 바닷일을 함께 해오며 끈끈힌 동지애가 생겨다는 삼길포 사람들은 타지에서 시집와 낯설고 물설었던 갯마을 생활도 서로가 서로에게 바틸 수 있는 버팀목이 되어 주었다.

 

 

매서운 바닷바람도 짠내 나는 인생의 파도도 씩씩하게 넘어오는 삼길포 사람들을 만난다.

 

 

해미순교성지, 애달픈 역사의 길을 걷다.

서산 해미 지역은 조선 후기 충청도 서북부의 군사와 업무를 관장했던 곳으로 천주교 박해 당시 각 고을의 천주교도를 색출하고 압송하여 처벌하는 역할을 담당했던 곳이다.

 

 

해미 마을은 서양에서 천주교가 유입된 관문이자 어느 곳보다 천주학에 대한 믿음이 깊게 뿌리내려져 있던 곳이기에 이곳에서 생을 마감한 순교자만 무려 수천에 이른다고 전해졌다.

그러나 순교자 중에 기록에 남아있는 이는 고작 132명 뿐 이고, 대부분 이름 석자도 남기지 못하고 형장의 이슬로 사라져갔다.

 

 

그저 차별 없는 새로운 세상을 꿈꾸던 순박했던 사람들은 무명의 순교자들이 남긴 숭고한 뜻을 기리고자 20213월 교황청은 해미순교성지를 국제성지로 선포하였다.

 

 

유명한 성인이 탄생했다거나 특별한 기적이 있었던 곳은 아니지만 그저 믿음 하나를 지키기 위해 기꺼이 죽음을 선택한 이들의 애달픈 역사가 남아있는 그 길을 걸으며 삶의 의미를 되짚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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