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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연인이다>
산골 디자이너의 꿈, 자연인 이오갑
2021년 12월 1일 수요일
산골에서 홀로 17년 째 살아가고 있는 자연인 이오갑(63세) 씨.
굽이굽이 이어진 산골짜기를 따라 눈앞에 펼쳐져 있는 집 한 채를 만날 수 있다. 그 집에는 줄지어 걸려 있는 형형색색의 깃발과 현판을 지나 들어와 동서남북으로 세워져 있는 장승이 있고, 거칠게 발라진 황토벽에는 찻잔과 주전자가 박혀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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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만들어진 신비로운 집의 주인에 대해 점점 더 궁금증이 커지고, 지게를 짊어진 자연인이 걸어오는데...
자연인은 이 산에 들어오기 위해 20년을 준비했다는 그의 인생을 들여다본다.
자연인 이오갑 씨는 월남전 파병에서 형들이 돌아올 때 야전에서 쓰던 군용 장비를 눈여겨봤다는 자연인은 어릴 때부터 형들과 함께 산을 돌아다니며 자연스럽게 산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고, 중학생 때에는 혼자 장비를 챙겨 메고 캠핑을 떠난 정도로 산에 대한 애정이 남들과는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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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그렇게 20대 청년이 되었고, 새해 첫날 지리산 노고단으로 향해 가던 중 갑작스러운 폭설로 인해 산중턱에 버스가 멈추어 버리게 되었다.
다시 돌아갈 방법도 없었기에 지리산 한 골짜기에 갇혀 버리게 되었다는 자연인은 자신도 의도하지 않게 텐트에서 1주일을 지내는 동안 눈앞에 펼쳐진 설원을 바라보며 한 가지의 꿈이 생기게 되었단다.
자연인이 45살에는 모든 것을 내려놓게 되었고, 깊은 산골에 오두막을 짓고 그 안에 음악 감상실과 독서실을 만들어 오롯이 나만의 위한 공간을 만들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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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인은 꿈을 이루기 위해 그 누구보다 더 치열하게 살기로 결심해 그는 첫 직업으로 섬유 디자이너로 일을 하면서 바쁜 시간을 쪼개어 그는 매주 금요일 배낭을 챙겨 퇴근을 하면 산으로 가는 버스에 올라타게 되었다.
자연인은 스스로를 ‘산에 미친 놈’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한 술 더 떠 지리산이 가깝다는 이유만으로 박봉에도 불구하고 진주의 한 섬유 연구소로 이직까지 결심하게 됐다.
그 이후에 산에 들어가 집을 짓는데 필요한 장비를 매달 사고, 산에서 필요한 기술을 배우며 10년이라는 시간을 살았다는 자연인은 그 꿈을 위해 드디어 45살에 약속의 나아가 됐을 때 안정적이던 모든 걸 내려놓고 20년 동안 꿈꾸던 산으로 들어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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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오랜 시간 동안 꿈꿔왔던 이곳에서 눈을 돌리는 곳마다 정성과 노력이 녹아 있는 집에는 집 안 곳곳에 회덕을 설치해 추운 날씨에도 끄떡없을 정도고, 정원 겸 마당에는 자연인이 가장 좋아하는 감나무가 심어져 있다.
그가 20대 시절 꿈꿔왔던 감상실에서는 수백 장의 LP가 정리되어 있고 가끔은 산을 찾는 아내를 위해 만들어다는 약초 찜질방은 그의 또 다른 자랑거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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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좋은 날에는 음악이 흐르는 정원에서 빨래를 말리는 동안 커피를 마시는 여유까지 즐길 수 있다는 자연인이다. 그를 남들은 괴짜라고 부를지도 모르지만 산 중에서 홀로 진정한 자유를 누리고 있는 자연인 이오갑 씨의 이야기를 들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