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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밥상 541회>
한 입만으로 충분한, 알부자 납시오.
2021년 12월 16일
찬바람이 불면 알이 꽉 찬 생선들이 돌아온다.
제 한 몸을 다 내어주고, 알배기 생선들로 차려진 옹골진 한 상을 만나본다.
생선 알을 즐기던 오랜 전통 덕분에 우리 밥상에도 알탕, 알찜, 젓갈, 어란 등으로 다양한 알 음식이 올려진다.
알 요리는 때론 추억의 요리가 되기도 하고, 겨울철 부족한 영양을 채워주기도 하는 작지만 옹골찬 알 음식은 철 만난 도루묵알과 곰치알로 차려진 보양식과 명태의 회귀를 바라며 차려진 명란 음식, 꽉 찬 도치알 한 상, 민물에서 볼 수 있는 송어알과 귀하디 귀한 캐비아까지 한국인의 밥상에서는 영양과 맛까지 좋은 알부자 생선으로 겨울철 속을 갈래줄 맛을 만나본다.
더도 덜도 말고 지금이 제철인 도루묵알과 곰치알 – 강원도 강릉
동해안의 생선 중 먼 바다에 살던 생선들이 산란기를 맞아 바다 가까이 올라오는 무렵이면 이 계절을 대표하는 도루묵도 그 중에 하나이다.
시간이 더 지체되면 도루묵알이 다 영글어서 구무처럼 질겨진다.
더 영글기 전에 시기를 잘 맞춰 먹는 것이 중요한데, 도루묵 알의 색깔도 알록달록 다양하고 어미가 먹는 것에 따라서 알의 색깔이 달라지기 때문이란다.
도루묵 알의 맛을 누구보다 더 잘 안다는 이종각 선장은 아버지의 뱃일을 이어 바다 일을 하고 있다. 이와 반대로 내륙에 살아 어린 시절 바다 생선은 구격조차 어려웠던 아내 윤옥 싸는 남편을 만나게 돼 알배기 생선의 맛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만선호] -금진항
전화번호 : 010-5362-0035
아내 윤옥 씨는 그물을 정리하고 싱싱한 생선을 옮기는 등 궂은일을 도맡아 하고 있으면서도 아내는 본인보다는 남편 걱정이 항상 우선이기에 묵묵히 남편의 기력 보충을 위해 한 상을 차린다.
도루묵을 꾸덕꾸덕하게 말려 기름에 지지면 톡톡 올라오는 알의 식감과 함께 추억을 떠오르게 하는 음식이고, 아내가 가장 잘하는 음식 중에 하나인 도루묵조림은 갓 잡아 올린 싱싱한 도루묵과 시원한 무, 얼큰한 양념 맛이 어우러지면 든든한 한 끼 식사 반찬으로 제격이다.
도루묵이외에도 윤옥 씨 부부의 그물에 올라오는 다른 알배기 생선이 있는데 바로 곰치로 부르는 이름도 다양하고 아내는 주로 곰치의 알로 맑은 탕으로 끓여내는데, 탕을 끓일 때 곰치애를 넣는 것도 중요하단다.
또한 곰치를 통째로 고아 진한 국물을 내고 갖은 양념을 넣어 겉절이를 하게 되면 젓갈을 따로 넣지 않아도 바다의 맛이 한가득 담긴 밥상이 차려진다고...
건강이 허락하는 한 바다 일을 하겠다는 부부는 앞으로 매년 겨울이 되면 책임질 한상을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