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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극장>
연수 씨의 ‘낙향기’
2022년 1월 10일 ~ 1월 14일 오전 7:50~8:25
# “나는 자유다” 그러나...
남만의 섬, 제주도의 겨울 바다에서 “나는 자유다”를 외치며 그야말로 제주와 사랑에 빠져 있는 여자 홍연수(54세) 씨이다.
남편 최명륜(61세) 씨, 송(30세), 이수(27세0, 재용(21세) 삼 남매를 낳고 경기도 용인에서 공인중개사 사무실을 오래도록 운영해왔다.
연수 씨는 아픈 친정엄마를 마지막까지 돌본 5남매의 막내딸이다.
3년 전 각별했던 친정엄마가 돌아가시고 가슴이 뻥 구멍이 뚫렸다는데,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마음에 훌쩍 날아간 제주도.
둘째 딸 이수와 단둘이 귤 창고였던 빈집을 고쳐 소박한 민박집을 열었고, 매일 새롭게 오고가는 사람들과 정을 나누며 연수 씨는 다시 밝고 유쾌해지게 되었단다.
제주도는 알고 보면 남편의 고향이며 그녀의 시월드인 곳이다.
83세 시어머니는 자식들 도움 없이 귤밥을 일구며 정정하게 생활하시고 있다.
연수 씨는 수시로 시어머니 댁을 가서 반찬과 집 청소를 해드리는데도 어머니가 기다리는 것은 맏아들 남편이었다.
지난 봄 오랜 객지 생활을 정리하고 남편 명륜 씨가 고향으로 돌아오게 되었는데, 주말 부부로 지낸 3년, 이제는 ‘부부가 합체’해서 잘 살줄만 알았는데, 연수 씨의 자유와 평화는 대 위기를 맞게 되었다.
# 낙향기의 귀환
‘고향에 낙향해 기행문을 쓰듯이 살겠다.’며 자신의 애 이름을 ’낙향기‘로 불러달라는 남편 명륜씨이다.
남편 명륜 씨는 꼼꼼한 성격으로 고향에 돌아오자마자 집 앞 주인 모를 귤밭의 지적도부터 떼보고 몇 년 동안 엉켜있던 덤불을 걷어내고, 매일 온몸이 풀투성이가 된다.
명륜 씨는 객지생활 40년으로 맨몸으로 상경하여 안 해 본 일이 없어다는데...
그러던 중 30대 초반으로 공이중개사 자격증을 따 결혼해 삼남매를 키워냈고,
육지에 살면서 언젠가 혼자 계신 어머니 곁으로 돌아오고 싶었다고 한다.
환갑이 되어서 돌아온 제주도는 그에게 제2의 타향 같다고 하는데, 오래 떨어져 있던 83세 어머니는 부쩍 잔소리가 늘어나셨다.
낙향기 명륜 씨의 최대 난제는 자식들과의 관계로 다 잘되라고 하는 말인데 모든 일에 따지고 드는 아이들과 자꾸만 부딪히게 된다.
그런 명륜 씨의 마음을 가장 잘 알아주는 것은 낙향 동기이자 2개월 된 진돗개 수수였다. 그는 서툰 실력으로 수수에게 대궐 같은 집을 지어 대문까지 만들어주었다
제주도에서 낙향해 여행을 하듯이 유유자적 살려고 했는데, 돌아와 보니 어느새 아내의 목소리가 너무 커져 있었고, 아들딸은 ‘아빠는 잔소리 유발자’라며 꼰대 취급을 하고 있으니 꿈꿨던 낙향기를 제대로 쓸 순 있는 것일까?
# 딸 이수의 독립선언 “나, 서울 갈래”
엄마 연수 씨와 딸 이수 씨는 성격, 취향도 찰떡궁합으로 누가 봐도 환상의 짝꿍인데, 이수 씨는 언제 어디서나 끼가 넘쳐 숟가락 마이크만 있으면 평범한 일상을 뮤지컬로 만들어 버린다.
이수 씨는 대학교에서연기를 전공했지만 진로에 대한 확신이 없어 방황하던 그때 무작정 제주도에서 엄마와 민박집을 열었고, 홍보, 유튜브 영상 촬영, 편집까지 독학으로 만들며 3년 째 민박집 사장님 역할을 야무지게 하고 있다.
이수 씨가 1년여 동안 엄마의 유튜브 채널을 만들어 운영하다보니. 영상 제작이라는 새로운 꿈이 생기게 되었다.
스물일곱 다시 가슴이 뛰는 일이 생기게 돼, 가족들 앞에서 ‘독립’을 선언하고 ‘깐부 사이’인 엄마는 이수 씨의 서울행을 응원하지만, 자식들이 시행착오를 겪지 않았으면 하는 아빠는 반대하고 만다.
한바탕 언성이 높이지고, 이수 씨는 눈물을 삼키며 성공에 대한 전의를 불태우는데..
오늘도 사랑해서 조용할 날이 없는 우리집, 결혼 30년 함께 인생의 중턱까지 숨 가쁘게 다다랐으며 후반전은 제주도에서 유쾌하고 즐겁게 살아보자는 아내 연수 씨와 환갑에도 여전히 꼬장꼬장한 남편 명륜 씨이기에 오늘도 그는 낙향기를 써내려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