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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 3일>

버텨봐야지예, - 부산 곰장어 골목 72시간

2022116일 일요입 밤 1045KBS2방송

 

부산은 한국전쟁 당시 몰려들었던 피란민들은 굶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버려진 곰장어 살을 먹기 시작하였다.

부산 시장에 곰장어를 팔던 난전이 하나 둘 늘어나면서 자갈치 곰장어 골목이 형성된 것으로 그 깊이를 따라가려면 부산의 근현대사를 거슬러 올라가야 하는 살아있는 역사의 현장이다.

고소한 곰장어가 구워지는 냄새와 연탄 타는 냄새가 함께 공존하는 부산 곰장어 골목 72시간을 담아냈다.

 

자갈치 곰장어 골목 모습

 

# 부산의 소울푸드가 되기까지

석쇠 위에서 꿈틀거리는 모양새를 보고나면, 먹기 시작한 계기가 상당히 궁금해지는데...

곰장어의 껍질은 가방과 지갑 등 피혁 제품의 주재료로 버려지던 살을 우연히 구워 먹던 것이 맛이 좋아 한극 전쟁 당시 밀려들었던 피란민들의 굶주린 배를 저렴하게 채워주었던 상황으로 자갈치 시장의 곰장어 골목이 형성될 수 있었다.

 

 

곰장어 메뉴는 소금구이와 양념구이로 간단하지만 그 맛은 획일적인 맛이 아닌 얼핏 보기에는 같은 양념구이라고 생각하지만 단맛, 매운맛, 삼삼한 맛이나, 고추장과 같은 재료의 사용 여부까지 각각의 가게는 고유한 맛을 띄고 있다.

내 맛을 찾는 단골손님의 발걸음은 약 100개의 다른 가게를 지나치면서 거침이 없다.

 

# 파도에 흘려보낸 정취를 기억하며

 

 

2구역 22번집의 단골손님들이 곰장어를 먹고 있다.

 

“곰장어 골목은 낭만이 있어요, 예전에는 바다가 보였거든요. 젊은 사람들은 모르지만, 우리는 옛날 포장마차에 추억도 있고 하니까”

출렁이는 파도를 안주 삼아 곰장어를 입에 담던 사람들은 있다.

현재는 매립되어 주차장으로 이용되는 공간으로 아직 물결치던 골목의 옛 풍경을 기억하고 있는 이들이다.

코로나19의 여파 속에서 점포 상인들의 든든한 친구가 되어주고 단골손님은 대부분 그 시절의 물결치던 소리를 추억하고 있다.

 

백정래 씨 가족이 곰장어를 먹는 모습

 

“어릴 적부터 먹어서 고향 같은 느낌이 많은 곳입니다. 아버지가 50년 단골이시고, 제 나이가 47인데 사장님을 할머니처럼 부른 곳입니다.” - 백정래씨

 

손님들의 단골 연차는 골목의 역사를 증명하고, 올해 47세의 백정래 씨는 아버지가 김해집50년 단골이고 본인은 기억도 나지 않는 시절부터 사장님을 만났다고 한다.

지금은 아내, 아이들과 함께 먹는 음식으로 곰장어는 옆자리에서는 이제 아빠보다 곰장어를 앞장서서 찾는 백설희 양이 있다.

가게 사장님과 손님들로 만나 인연이 된 백정래 씨와 딸까지 3대에 걸쳐 이어졌다.

 

# 연탄불 곰장어

길게 뻗은 골목을 따라 걷다 보면 약 100여 개의 가게에서 공통된 열기를 확인 할 수 있고, 자갈치 골목의 상징인 연탄불이다.

 

 

부산에는 여러 곳의 곰장어 골목이 있지만, 그 중에서 자갈치 곰장어의 얼굴은 연탄으로 연탄불 위에서 고소하게 구워낸 불맛을 잊지 못하여 발걸음을 이어가는 손님들이 많다.

곰장어 골목에서 사용하는 연탄의 모습은 상인들에게 연탄은 남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

연탄불의 화력으로 오늘의 장사 운을 점치기고 골목 휴무로 지정된 날에도 연탄불을 꺼트리지 않기 위해 가게로 발 도장을 찍는다.

술도 양파, 고추도 서로 빌려주는 우애 깊은 상인들이 절대 연탄불만은 빌려주지 않는다고 한다.

 

# 골목 상인들의 애환

 

 

“이 부근에 장사한다는 걸 알고, 내가 숨었다고 장사하는 것 보여주기 싫어서 어느 날 내가 마음을 다르게 먹었어, 왜냐? 내 손을 보면서 ‘내 손은 새끼 넷 키운 떳떳한 손이다.” - 김옥자 (78세)

 

유독 춥고 어두운 동트기 전애 겨울 새벽 사이좋게 붙어있는 가게 중에 외로이 불 켜진 공간 속, 느릿한 움직임의 인형으로 올해 78세 김옥자 어르신이 장사 준비하는 모습이다.

장사 50년 차 골목의 살아 있는 역사인 어르신은 가족의 품에서 쉴 수 있지만 가게에 나오는 것이 건강을 위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어르신과 같이 골목의 역사와 함께 상인들이 전하는 수난은 수없이 많고, 일명 노란차의 단속부터 힘없는 천막 구조물을 쓸어가던 태풍까지 사건 속에서도 다시 일어서서 재건할 수 있었던 이유는 곰장어 골목이 그들에게 삶의 터전이기에 가능한 것이다.

 

 

곰장어는 껍질이 벗겨진 채로도 10시간 이상은 더 살아 움직이는 생명력을 지니고, 골목 상인들의 생명력과 생활력은 마치 그것과 같다.

100개의 가게는 2024자갈치 아지매 시장이라는 이름의 신식 건물로 입주할 예정으로 바다를 등지고 있는 가게들은 철거돼 도로가 되고 현재 재래시장의 곰장어 골목은 추억으로 남겨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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