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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극장>
쉬미항에는 엄마가 있다.
쉬미항의 ‘억척엄마’ 옥순 씨
전라남도 진도의 작은 항구 ‘쉬미항’에 부지런히 미명을 밝히는 가족이 살고 있다.
아들 강수범(39세) 씨는 어부로서는 아직 ‘유치원생’이라고 하는데, 40년 넘게 배를 탄 베테랑 강의만(79세) 씨와 김옥순(74세) 씨 부부가 함께 고기를 잡고 아들 수범 씨는 8년 전 고향으로 다시 돌아와 식당을 운영하고 엄마, 큰누나 강선아(51세) 씨가 그런 수범 씨를 도우며 식당의 일손을 돕고 있다.
어머니가 터를 잡고 40년 전 운영하던 식당을 수범 씨가 운영하게 된 것인데. 옥순 씨는 어린 육남매를 키우기 위해 쉬미항에 선술집을 열고 남편과 함께 고기를 잡느라 억척 엄마가 되었단다.
그렇게 해서 육남매를 키워 각자 자리를 잡고 살고 있다.
아들 수범 씨를 위해 엄마는 아들을 돕고 싶은 마음에 새벽 4시에 일어나 장사 준비를 하고 아들 수범 씨 의 곁을 맴돌며 게장, 전복장에 된장까지 담근고 있다.
수범 씨는 옥순 씨에게 금쪽같은 막내아들이자 아픈 손가락으로 옥순 씨는 결혼한 이듬해 맏딸 선아 씨를 시작으로 줄줄이 딸을 다섯 낳고 오기로 아들 수범 씨를 낳았단다.
이렇게 귀하게 키운 아들이 19살에 오토바이 사고를 당해 오른팔 신경이 세 개나 끊어져 일 년 동안 병원에서 지내야만 했다. 아들 수범 씨는 의사도 독하다고 할 정도로 재활을 열심히 해 일상생활이 가능해졌다.
그 이후로 수범 씨는 상경하여 양식 이탈리아 요리사, 바리스타로 커피숍 사장이 되었으나 자리를 쉽게 잡지 못하고 보다 못한 큰누나 선아 씨가 막내 동생을 쉬미항으로 부르게 되었다.
그러나 쉬미항으로 내려온 수범 씨는 도시가 그리웠고, 불빛이 보고 싶은 밤이면 혼자 목포 시내로 탈출도 하고 그런 수범 씨를 엄마와 큰누나는 그대로 두고 볼 수가 없어 “도와 줄테니 양식집 대신 한식집을 열자”고 제안했고 두 여인의 도움 속에 아들은 다시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단다.
엄마 옥순 씨는 평생 동안 자식들 잘 되기만을 바라면서 살아왔는데, 엄마에게도 화양연화가 있었을까.
엄마는 다정한 말을 건내 적이 없는 남편과 청춘을 바쳐 육 남매를 키워냈으나 먹고 사는 게 바쁘다는 핑계로 결혼 50주년을 지나쳐버리게 되었다.
반 백 년을 자식들을 위해 사신 어머니, 육 남매는 금혼식을 준비하는데...
딸들은 부모님의 위해서라면 열 일 제치고 달려와 주는 딸들과 어머니의 바다에 닻을 내린 수범 씨가 있어 옥순 씨의 마음은 바다보다 더 풍족하다.
누구도 지친 마음 쉬어가는 작은 항구 쉬미항에는 억척 엄마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