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한국기행>담양 약초꾼 이길호, 남도겨울 보양식 기러기고기와 산삼주, 추도, 김해월 건강비결 추도, 세여인 의 추도 밥상 이길호 이영미 부부의
꿀이꿀이 2022. 2. 16. 21:32<한국기행>
저 너머에 그리움이 있다.
2022년 2월 14일 ~ 2월 18일
우리는 얼마나 먼 길을 지나왔을까?
어머니의 품속에서 젖을 물고 잠들던 행복한 유년부터 떠올리면 꽁꽁 얼어붙은 마음 기슭에 방그레 꽃이 피고 행복을 들게 하는 것들이 있단다.
밤을 지새우며 기다렸던 아버지가 자식들을 재우며 옛 노래를 들려주던 부드러운 가락, 아보지가 잡아 온 고기를 꾸덕꾸덕 말려다가 아궁이에 불을 넣어 가마솥에 푹 끓여낸 어머니의 물 곰탕까지 겨울날 추운 몸과 마음을 어루만져 주던 그리움은 그곳에 있다.
3부, 우리가 산으로 간 이유
2월 16일 수요일
전라남도 담양, 약초꾼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온 산을 다니던 소년은 도시 곳곳을 다니다가 아버지의 산으로 다시 돌아오게 됐고, 그 옛날 아버지처럼 약초꾼이 되었단다.

약초꾼 이길호 씨는 눈 닿는 곳마다 귀하디귀한 뽕나무 상황버섯, 사람 몸집만 한 잔나비 걸상, 성인의 팔뚝만한 더덕을 몇 뿌리와 1m가 넘는 야생 도라지까지 자태를 뽐내고 있는 것도 놀라운 일이 아니다.
이길호 씨의 아내 이영미(61세) 씨는 산을 기듯 하면서도 항상 남편의 곁을 지키고 있다.

남도 지역 겨울 보양식이라는 기러기 고기에 아버지의 산이 내어주는 약초를 넣어 끓여내고, 산삼주를 곁들이면 이웃과 함께 나눠 먹으면 어떤 무엇도 부럽지 않단다.
4부, 여기, 그녀들이 웃는다
2월 17일 목요일
통영의 추도에 할아버지가 지어주신 이름처럼 멀고 먼 섬으로 들어와 섬사람이 되고, 바다 위에 뜬 달을 보며 살아가고 있는 김해월 씨가 있다.

김해월 씨는 부산에서 살았던 그녀이지만 추도에서 황무지를 일구고 집을 짓고, 채우고, 가꾸며, 지금까지 살고 있다.
집 뒤 대나무 숲에서 웬만한 남자들도 하기 어렵다는 작업도 척척 해내는 김해월 씨의 나이는 무려 87세라는데, 그녀의 건강 비결은 이 섬 추도라고 한단다.

추도가 그리워서 귀촌했다는 이웃 세 여인이 모여, 빈 바가지에 호미를 두르고 노래를 부르며 쑥을 캐러 들로 나가는 길에 행복이 넘친다는데...
세 여인은 섬이 내어준 미역, 톳, 방풍, 시금치로 추도 음식을 차리고, 그녀들의 웃음소리가 온 섬에 번져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