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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극장>사돈 우리 같이 삽시다, 두 사돈은 환상의 짝꿍, 재천씨와 찬복씨 사돈지간 한지붕 3대, 한 지붕 아래 단짝이 된 사돈
꿀이꿀이 2022. 2. 20. 21:44<인간극장>
사돈 우리 같이 삽시다
2022년 2월 21일 ~
옛말에 사돈집과 뒷간을 멀수록 좋다고 했는데, 그렇지만 한 지붕 아래 단짝이 된 사돈이 있다.
사돈들은 5년째 함께 동거 중에 있다는데, 여든한 살 동갑내기 안재천 씨와 허찬복 씨이다.
이들에게는 사연이 있다는데, 두 사람은 1년 간격으로 아내를 떠나보내게 되었고, 외동딸에게 아버지를 부탁한 안사돈의 유언으로 아들 며느리와 두 손주까지 3대가 함께 살게 되었단다.
두 사돈은 메일 동도 트기 전에 일어나며 밥솥이 비어 있으면 먼저 본 사람이 밥을 짓는 게 이 집의 불문율이라...
시아버지인 재천 씨는 모닝커피 마시고, 친정아버지 찬복 씨는 새싹보리수를 마신다.
풍채가 좋으신 재천 씨는 거실 소파에 앉아 장군감 같은 배를 두드리고 그와 반대로 날렵한 찬복 씨는 팔굽혀 펴기를 하며 건강을 챙기신다.
두 사돈은 성격도, 취향도 다르지만 그래서인지 두 사돈은 환상의 짝꿍이다.
다리가 불편한 재천 씨와 시력이 나쁜 찬복 씨는 서로를 꼭 붙들고 동네 장을보러 다니기도 하고, 호수공원 산책도 두 분이 함께 하고 있다.
가깝고도 어려운 사돈지간이건만 서로를 ‘사돈각하’라 부르며 존대를 잊지 않는 두 아버님이다.
마음은 이팔청춘이 두 사돈을 위해 오락부장을 담당하고 있는 며느리가 음악을 틀어주면 사돈은 덩실덩실 춤을 추며 매일이 팔순 잔치이다.
기타리스트 아들 안상현(49세) 씨는 코로나19로 인하여 음악 활동이 줄어들면서 대가족 살림을 맡으며 요리 실력을 마음껏 발휘해보고 무용 강사였던 며느리 어영경(48세) 씨는 보험설계사로 일하고 있는 중이다.
부부에게 주변에서는 칭찬이 쏟아지지만 11살부터 81살까지 함께 사니 부족한 밥이 문제인데, 규모가 커진 살림살이까지 함께 해야 할 일들이 많아졌다.
지출이 점점 늘어나면서 가계부를 쓰면서도 마음이 편치 않고 중학교에 올라가는 손주 책상까지 들여놓아야 하는데, 찬복 씨는 독립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다.
시아버지 재천 씨가 오랜만에 전주집에 내려간 밤에 갑자기 친정아버지 찬복 씨가 독립 선언을 하는데...
재천 씨는 몇 달치 고지서가 밀린 전주 집에 온 그는 전주만 오면 다리가 안 아프다며 고향 친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지만 혼자 지내는 밥은 쓸쓸하기만 하고 내려간 지 몇 일만에 다시 짐을 싸서 다시 올라온다.
설이 다가오고 장인과 사위는 명절 장을 본 영수증으로 미묘하게 신경전을 벌이고, 요리사 상현 씨가 다리가 휘어지게 명절 상차림을 차려내고 장인의 마음도 사르르 녹는다.
한복을 차려입은 딸과 손녀 할아버지가 사준 교복을 차려입은 손주, 살림하느라 애쓰는 사위 3대가 도란도란 새해 덕담을 나누고, 유쾌한 3대 재천 씨와 찬복 씨는 오늘도 주거니 받거니 막걸리 한 잔에 건네는 인사, 사돈 우리 앞으로도 행복하게 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