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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 온>

삼삼부부의 매생이 별곡

추운 겨울 짙은 푸르름으로 바다를 가득 메우는 매생이는 청정해역 득량만을 품고 있는 전라남도 내저마을은 매생이 양식이 처음으로 시작된 것이다.
예전에 김에 달라붙어 자라는 매생이를 귀찮아했던 22개 어가들은 매생이가 건강식품으로 각광받으면서 80년대 후반 김 대신 매생이를 키우게 되었다.

매생이를 키우는 초창기부터 부모님을 따라 매생이 농사를 시작한 김삼봉, 장삼희 씨 부부는 짙은 바다 빛을 담은 매생이와 함께 겨울을 나는 삼삼 부부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매생이 원조마을의 변화

전라남도 장흥의 최남단 바닷가에 자리 잡고 살고 있는 내저마을은 득량만을 끼고 다도해가 그림처럼 펼쳐지는 아름다운 곳으로 이 마을 사람들이 겨울이면 매달리는 일이 있다는데, 매생이를 수확하는 것으로 김삼봉(61세), 장삼희(58세) 씨 부부도 매생이 농사를 지은 지 30년이 넘었단다.

 

추운 겨울 갯바람을 맞으며 배에서 매생이를 걷어 올리는 일은 여간 힘들고 고된 일이 아니다. 매생이로 마을 소득이 늘면서 젊은 어민들이 유입되어 최근 작업에 많은 변화가 생겨났다.
과거 배 테두리에 엎드려 일일이 손으로 매생이를 훑어내던 것을 지금은 대나무발 자체를 걷어 올려 육상에서 매생이를 걷어내고 있고 부둣가에 매생이 전용세척기가 생겨나 뻘물을 씻어내는 것 또한 한층 편해졌다고 한다.

 

이렇게 편해진 것도 있지만 하나하나 사람의 손을 거쳐야 하는 것은 변함이 없다,
겨울동안 찬바람을 맞으며 일을 하지만 매생이 덕분에 살림살이 늘리고 자식들 잘 키울 수 있었기에 삼삼 부부는 항상 감사하다.

 

 

매생이와 함께 한 엄마와의 추억

매생이 철이면 장삼희 씨는 하루 종일 종종거려도 시간이 부족하다는데, 배에 올라 매생이 대나무발을 걷는 작업에서부터 낮에는 하루 종일 매생이 재기짜는 작업을 도맡아 하고 있다.
매생이는 가느다랗고 어린아이 머리 감기듯이 깨끗하게 씻어 단단히 뭉쳐주고 한 손 가득 차게 만든 매생이 한 뭉치를 ‘재기’라 부르고 손목이 얼얼할 만큼 재기를 짜고 나서 함께 일한 식구들 저년식사를 챙겨야 하는 것 또한 아내 장삼희 씨의 몫이다.

 

전라남도 화순의 산골마을 출신인 아내 장삼희 씨는 결혼하기 전 매생이가 뭔지도 몰랐단다. 그렇게 바닷가로 시집을 와 고생하는 딸이 안쓰러워 친정엄마는 겨울만 되면 딸을 도우러 장흥으로 오신다.
살뜰히 딸을 챙겨주시고 친정엄마는 작년에 돌아가셨고, 친정 식구들과 자주 만나 엄마 잃은 슬픔을 나누며 엄마 없는 매생이 철이 너무나 허전하다.

 

 

그래도 낭만은 즐긴다.

내저마을에서 나고 자란 김삼봉 씨는 아버지가 김 양식 하던 시절부터 바닷 일을 배우며 지금 매생이 농사까지 이어오고 있고, 외딴 바닷가 마을에서 어부로 살고 있지만 김삼봉 씨는 자신만의 취미생활로 인생의 낭만을 즐기며 살고 있는데 바로 바이크인데 그는 젊은 시절부터 바이크 마니아였다는데, 일을 하다 잠시 시간을 내 슬쩍 나가 바람을 기르고 오곤 한단다.
그러나 걱정하는 아내의 눈을 피해 몰래 타야 하는 고충이 따른다.

 

 

매생이 바다의 달콤한 봄맞이

올해 매생이 농사가 유난히 빨리 끝이 났고, 바다 기온과 환경이 예년과 달라지고 있는 것이 원인이 돼 조금 걱정스럽다.
부부의 바람은 지금처럼만 이 풍요로운 바다가 그대로 후손들에게 이어졌으면 하는 것이다.
그동안 바람 거세고 궃은 날도 많았지만 부부는 서로가 있어 견뎌낼 수 있었다고, 앞으로도 짙고 푸른 매생이를 키우며 바다에 기대어 살고 싶다
매생이 농사를 마무리하고 오랜만에 삼삼부부는 여유 있는 시간을 가져본다.
푸른 바다의 전설을 찾아 언제나 봄 같은 마음으로 일하는 매생이 마을 이야기를 함께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