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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철의 동네 한바퀴>
기다렸다 새봄, 경기도 가평
경기도 최동부의 전체 면적의 81%가 산지인 경기도 가평군은 강원도와 등을 맞대고 있고 겨울이 유난히 매섭기로 유명한 가평에 또 한 번의 봄이 찾아온다.
가평은 봄꽃이 파고 다시 계절이 바뀌게 되면 수상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로 부적일 것이고 겨울을 밀어내는 가평의 새봄은 어떤 모습일까?
오랜 기다림 끝에 더 빛나는 경기도 가평의 봄을 한 발짝 더 먼저 걷는다.
통잣 만두를 개발한 남편의 남다른 아내 사랑
강원도에 인접해 있어 가평에도 유달리 막국수 집이 많이 있고, 그 중 외관이 눈에 띄는 한 가게에는 가평이라 잣이 한 가득 쌓인 잣 사발이 보인다.
막국수에는 잣이 들어갈리 없고 지역 특색을 살리어 사장님은 잣 만두를 직접 만들었단다.
식당 중앙에 위치한 잣 껍데기 난로와 생전 처음 보는 화투 시계까지 동네의 엉뚱한 발명가를 자처하고 있는 그는 정식 인정받은 특허만 3개라고, 여기에 방문객들의 위한 마술쇼는 덤이라 ‘발명왕’에 이은 사장님은 남궁형삼(62세) 씨이다.
남궁형삼 씨의 또 다른 별명은 ‘마당발’로 토박이답게 동네 아웃이 모두 가족 같은 그는 청년 시절부터 여기저기 불려 다니며 ‘장’만 수어 개를 맡았다고 한다.
이렇게 돌아다니는 남편에게 속 썩는 건 한 지붕 아래 사는 아내인데, 스무 살에 홀딱 속아 시집와 아내는 아직도 남편에게 속고, 또 속고 있는 중이라고...
남편은 30년 전 카운터만 보라는 약속은 공수표였는지, 남편이 발명한 잣 만두조차 만들고 파는 것은 결국 아내의 몫이 되었다.
아내는 그래도 연시 남편만 보기만하면 얼굴이 밝아지고, 잣 만두 한 그릇에 잣보다 고소한 부부만의 사랑법이 있다.
[청하가든막국수]
주소 : 셜기도 가평군 펑평면 청군로 36
전화번호 : 031-584-0845
영업시간 : 10:00~20:00
MT 명문에서 딸을 기억하는 미술관으로
가평은 굽이굽이 흐르는 계곡과 높은 산자락이 많다.
명지산과 연인산 사이에 청정 물실을 자랑하는 백둔계곡 인근에는 민가도 식당도 없는데 덩그러니 미술관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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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둔리가 고향인 남궁원(76세) 관장은 한때 이곳은 MT 숙소를 운영하던 곳이었다는데, 외관부터 내부 시설까지 대학생들의 MT를 경험했던 이들이라면 고개를 끄덕일만한 구조란다.
남궁원 관장님이 이곳을 미술관으로 바꾼 이유는 2000년대 초반 이후 변화한 MT 문화 탓도 있지만 관장님에게는 22년이 지나도 덮을 수 없는 아픈 존재가 있다고...
급성 백혈병으로 26세의 나이에 세상을 떠난 딸 때문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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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를 꿈꾸던 딸은 아버지의 자랑이자 꿈이었는데, 어느 날 문득 훌쩍 떠나버린 딸을 붙잡을 수 있는 것은 없었고, 대신 관장님은 떠난 딸을 위해 이곳에 작은 집을 지었단다.
관장님은 딸이 묻힌 이 소나무 숲에서 그는 매일 딸과 대화를 나누고, 그에게 이 터는 고행이고 수많은 청춘들이 젊음을 불태웠고 더불어 채 꽃피우지 못한 딸을 만나는 유일한 집이다.
[남송미술관]
주소 : 경기도 가평군 뱍둔로 322
전화번호 : 031-581-077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