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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극장>

삼부자 바나나에 반하다

321~

 

전라남도 진도에 때늦은 눈이 내리고 있어도 문이 열리면 다른 세상이 나타나는 곳이 있다. 열대림이 우거진 초록빛 풍경이 마치 정글을 연상하게 만든다는 진도군의 유일한 바나나 하우스이다.

20213천 평의 규모의 논에 비닐하우스와 작업장을 짓고 700여 그루의 바나나 나무를 심었다.

 

 

농사꾼 김영걸(57) 씨는 올해 40년 차로 남다른 도전을 하는데, 그 뜻을 따라 1년 전에 큰아들 서용(28) 씨가 이곳으로 내려왔고. 6개월 전에는 작은아들 서진(27) 씨까지 진도로 내려와 아버지와 바나나 농사를 짓기 시작하였다.

겨울의 끝자락에 삼부자는 노란빛 바나나의 첫 수확을 맞이하게 되었다.

가난한 집안의 9남매 중 막내였던 영걸 씨는 중학교를 졸업하고 객지에서 2년 동안 공장일을 했지만 사고로 손가락 한 마디를 잃고 진도로 돌아왔다.

 

 

아버지 영걸 씨는 평생을 농부로 살아오셨고, 1980년대 한창이었던 진도 간척사업에 뛰어들어 땅을 일궜고, 남들보다 더 빨리 농사를 기계화해서 수익도 냈다.

 

 

[팜스윗]

주소 : 전라남도 진도군 지산면 상보전길 22-11

전화번호 : 010-8739-5279

 

그러나 그에게도 쓰라린 실패가 있었다는데, 1988년 야심차게 바나나 농사를 시작하였지만 자연재해와 바나나 가격의 폭락으로 바나나 농사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단다.

2021년 큰아들이 귀농을 하겠다는 소식에 묻어두었던 도전 정신이 불타오르기 시작했고, 이번에는 반드시 성공하리라는 생각으로 다시 바나나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또한 축사를 지어 소 16마리도 사왔고, 하우스 수로에는 새우를 풀어 키우고 땅에는 지렁이를 놓아 키울 생각까지 지금껏 구상만 했던 계획들을 밀어붙이신다. 그런 열정적인 아버지의 속도를 형제는 벅차게 따라간다.

 

 

큰 아들 서용 씨는 서울에서 간호사로 일을 하다 내려왔고, 대학교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하다가 일찍 감치 귀농한 둘째 아들 서진 씨와 4년 전 아내와 이혼한 영걸 씨까지 짝 없는 남자 셋이 모여 진도에서 살게 됐다.

호랑이 같은 아버지 영걸 씨 밑에서 초식동물 같은 두 아들 서용 씨와 서진 씨는 베테랑 농부 영걸 씨는 두 아들에게 항상 폭풍 잔소리를 늘어놓으며 삽질부터 차근차근 가르치고 아들들이 진도로 온 후로 지금까지 구상만 하던 계획들을 실행에 옮기고 있단다.

올해 첫 수확을 맞고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중인데, 기대 이상의 성과를 얻기도 했고, 아직 판로가 다양하지 않아 홍보도 시작해야만 한다.

 

 

가뜩이나 대충 살자는 남자 셋이 모여 살림이 점점 더 엉망이 되어 가는 중에 남자 셋을 향한 주변의 도움이 이어지게 된다.

근처에 사시는 큰엄마는 냉장고에 항상 반찬을 채워 놓으시고, 광주에 사는 큰고모는 종종 방문하여 살림살이를 살펴준다.

동네어르신들은 쌈짓돈을 아낌없이 열어 바나나를 주문하고 이런 덕분에 형제는 마을 곳곳에 바나나를 배달하고 살가운 손자 노릇을 한다.

파란 바나나가 노랗게 익어가는 과정처럼 진정한 농부가 되어가고 있는 서용 씨와 서진 씨, 30년 전 실패했던 바나나에 재도전하는 영걸 씨 삼부자에게 안 반할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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