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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자연인이다 495회>

베짱이의 즐거운 인생

자연인 이응선

 

조금은 독특한 매력이 넘치는 올해로 산중에서 24년째 살고 있다는 77세 이응선 씨이다.

항쟁의 역사가 남겨져 있는 성터에 앉아 아무런 관련이 없는 아내를 떠올리며 시를 쓰고 있는 자연인은 교장 선생님의 훈화 말씀같이 어색하고 딱딱한 말투였다가 바로 털털한 정겨운 할아버지로 돌변하는 자연인이다.

 

 

자연인은 인생의 고단함이라고는 없을 것 같은 환하고 밝은 미소를 담고 있는 모습으로 어린 시절 지역 유지였다던 부모님 아래 부족함 없이 자란 것도 있겠지만 그는 타고난 긍정적인 성격으로 크고 작은 인생의 위기를 웃으면서 넘겨오셨다고 한다.

부부는 지하 단칸방에서 간신히 신혼살림을 마련하였을 때에도, IMF 외환위기로 큰 빚을 지고 부도 위기를 맞았을 때에도, 그러나 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만큼은 예외였단다.

 

 

그는 홀로 계신 아버지를 서울로 모시고 오려했지만 산골 고행 집을 지키겠다는 아버지의 뜻은 완강하여 자연인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결국 많은 고민 끝에 50대 초반에 고향 산골 행을 결심하게 됐다.

 

 

자연인은 그때부터 생전 해보지 않았던 일들을 해내야만 했고, 아버지를 모시고 살며 식사준비, 청소, 설거지 등 크고 작은 집안일들과 아버지를 씻겨드리는 일까지 기꺼이 해냈다.

 

 

그렇게 아버지를 모신 12년의 세월은 때로는 힘에 부치기도 했고, 원인 모를 외로움과 헛헛함도 있었다. 하지만 자신이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며 아버지와 나란히 흰 머리가 늘어나고 아버지는 노환으로 돌아가시게 됐다.

이제는 다시 도시로 돌아가 집에서 편안하게 자식들 뒷바라지를 받아도 되지만, 그는 아버지처럼 산골을 고집하고 있다.

 

 

시골 생활이 너무 익숙해진 자연의 품 그때부터 자연인은 산골에서 혼자 또 그렇게 2년을 보냈고, 아버지와 함께한 12년과 그가 혼자 보낸 12년은 다르기만 하다.

12년 동안 아버지의 손과 발이 되어드렸는데, 산골에서 홀로 보내는 지금 철저한 베짱이로 살아가고 있는 중이다.

 

 

자연인은 한가로이 시를 짓고, 직접 만든 황토 찜질방에서 솔향기 맡아가며 돌 찜질을 하다 벽난로에서 불멍도 즐기는 생활은 마냥 한가로워 보이지만 그에게는 한 가지 사명이 있다고 하는데...

베짱이의 즐거운 인생 이응선 씨의 산골 생활을 이야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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