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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밥상>
졸이고 조리다. 한국인의 조림 밥상
긴 시간 뭉근하게 조리기만 하면 더 진하고 선명해지는 풍미.
재료의 핵심만 응축시킨 맛의 용광로.
선조들의 오래 두고 먹고자했던 지혜가 스며있는 궁극의 조리법으로 한 눈팔지 않고 정성을 드려 조려낸 우리의 조림 밥상을 만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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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순천, 어매의 장맛 조림은 깊고도 깊어라.
전라남도 순천의 한 두메산골에서는 자식들 먹이는 건 엄마의 손끝에서 나와야 한다고 하며 나물 캐기에 영념이 없는 85세의 김순덕 어르신을 따라가본다.
김순덕 어머니의 부엌은 어머니와 함께 나이 들어온 아궁이와 세월의 더께가 쌓여 있는 살림살이들로 가득 채워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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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중에서도 가장 오래된 보물은 60년 된 씨간장으로 친정어머니의 손 맛을 내려 받은 어르신은 매년 새로 담근 장에 씨간장을 더하여 변함없는 풍미를 자랑하고 있단다.
어머니의 집의 장맛은 어머니의 특별한 요리사들에게 진가를 발휘하는데, 세 딸을 위해 진한 풍미의 조림 밥상을 차려낸다.
어머니의 이것만 더해지면 어떤 음식이든 어머니의 손맛이 살아난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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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쳐준 닭고기를 간장에 2시간 넘게 조려 만든 닭장이 오늘의 주인공이다.
전라도 향토음식인 닭장은 일종의 닭조림으로 동시에 국물 맛을 내는 양념이 된단다.
생선을 구하기 힘들었던 산골에서 밀린 생선을 조려 먹는 것은 일상이었고, 꼬들꼬들하게 말린 갈치를 자작하게 조린 갈치조림과 배고팠던 시절에 먹었던 조림도 있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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찌개와 조림의 중간쯤 되는 ‘짜글이’는 자식들 입맛 없을 때 귀한 소고기에 된장, 고추장, 간장을 더하여 각종 채소를 넣어 졸여 만든 것을 밥과 함께 먹었다고 한다.
상다리 부러지게 챙겨 먹이던 세 딸이 먹을 장까지 챙겨주는 어머니의 깊은 장맛으로 기억 할 어머니의 사랑 가득한 밥상을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