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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라면 529회>신계리 열혈 이장 동곤 씨, 9년째 열혈 이장의 뒷바라지 담당 아내 광희 씨, 성주 사과농원 주문 문의 택배
꿀이꿀이 2022. 4. 21. 23:29<사노라면 529회>
신계리 열혈 이장 동곤 씨와 뒷바라지 한평생 광희 씨
# 어디든 달려간다. 신계리 열혈 이장 남편 동곤 씨
신계리 경상북도 성주군 가야산 아래 오지마을이다.
이 곳의 이장 남편 최동곤(67세) 씨와 아내 육광희(64세) 씨가 살고 있다.
경상도 토박이인 동곤 씨는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남자 일과 여자 일이 따로 있다는 생각이며 자신을 부르는 전화 한 통화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서 출동하는 올해 9년차 마을 이장이다.


9년 차 이장 동곤 씨는 하루를 동네 한 바퀴를 돌면서 시작하는데, 수확철인데도 토로나19 때문에 일손이 부족하다는 동네 참외밭과 미나리 밭에 들러 일을 도와주고, 내 집 고장 난 전구는 버려둬도 마을 독거 어르신 댁의 고장 난 가로등과 수도꼭지는 사람까지 불러서 척척 해결을 하고 있다.
동곤 씨가 이장이기도 하지만 마을 일을 내 일보다 더 살피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는데, 20대에 결혼한 동곤 씨는 타지에 나가 장사를 하다가 30년 만에 고향으로 다시 돌아왔지만, 그는 손에 익지 않은 농사를 짓는 것이 쉽지만은 않았단다.

동곤 씨에게 농사 기술과 정보도 없어 힘들어할 때 농사를 짓도록 도움을 주었던 분들이 바로 고향 마을의 어르신들과 지인들이었다.
마을 어르신들은 처음 상추 농사를 짓다 실패하였을 때 사과 농사를 권하였던 것과 5년 전 폭설로 다 자란 사과나무들이 쓰러져 과수원 복구가 막막하였을 때 자기네 일처럼 사과나무를 함께 일으켜 세워준 이들 이었다.
동곤 씨는 그 때 그 일들을 잊을 수가 없단다.
그렇게 마을의 누구든지 자신의 도움이 필요한 경우가 생기면 보답하는 마음으로 9년째 마을 일을 발 벗고 나서는 열혈 이장으로 살아가고 있는 중이다.


[동광사과농원]
연락처 최동곤 010-6507-0809
# 9년째 열혈 이장의 뒷바라지 담당, 아내 광희 씨
남편의 그런 마음을 잘 아는 아내이기에 나이 들어 고향에 다시 돌아오게 된 남편이 농사를 짓고 정착할 수 있도록 도와주신 암을 분들이 감사해서 부부가 함께 가서 이웃의 일을 도우며 사는 것에 아내는 전혀 불만이 없다고 한다.
그러나 남편은 이장이 되더니 해도 해도 너무한데...
남편은 우리 집 밭은 나중에 갈더라도 눈만 뜨면 밖으로 나가 남의 일부터 챙기고 돕는 경우가 일상다반사이다.

아내가 거실의 전구 하나가 깨진 것을 갈아달라고 며칠 동안 말을 해도 미루기만 하면서 남의 집 일은 다른 사람을 불러서라도 그날 해결해줘야 직성이 풀린다고 한다.
또한 집에서는 아내기 직접 밥상을 펴고 반찬을 챙겨줘야만 밥을 먹는 남편인데, 툭 하면 마을 지인들을 예고 없이 집으로 데리고 와서 점심 한 상 차려내라고 한다.
아내는 남편의 신경 쓰지 않는 집안일에 밭농사까지 남편의 뒷바라지까지 9년째 온몸이 성한 곳이 없을 정도로 쑤시고 아프단다.

# 아들 결혼식 준비도 미루자는 남편과 아들 일은 절대 양보 못한다는 아내
4월 초 부부에게 기쁜 소식이 생겼다는데, 큰딸은 3아이의 엄마로 살고 있고, 이제는 둘째 아들이 결혼을 하게 되었다.
결혼식에 앞서 남편의 생일에 찾아온 아들은 아버지의 성격을 잘 알기에 결혼식 전 사돈의 한복 가게에서 만나 한복을 맞추기로 한 날짜만큼은 꼭 지켜달라고 신신당부를 한다.


하나뿐인 아들의 결혼식에 남편도 주변에 청첩장과 문자를 돌리기도 하고 결혼식 준비에 만발을 기하고 있다. 그러나 한복 예약일 하루 전날 갑자기 동네 절친이 남편을 찾아오는데...
절친은 아내가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에 입원을 하고 남편한테 대신 버섯농장 일을 봐달라는 부탁을 한다. 사돈 내외와의 약속만큼은 지켜야 한다는 아내의 당부에도 남편은 절친의 버섯농장에 가서 종균 심기 작업을 마치게 된다.
그렇게 결국 그 다음날도 절친의 농장 일을 해야 한다며 사돈 내외와의 한복 맞춤 날짜를 뒤로 미루자고 하는 남편에게 화가 폭발하고 만다.
어떻게 광희 씨는 남편 동곤 씨를 약속 장소로 데려갈 수 있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