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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밥상>

풍요의 남쪽바다 우해를 가다


지금으로부터 200년 전에 ‘우해’라 부렸던 남쪽 바다에서 우리나라의 최초 어보가 탄생한다.
‘보라어’, ‘감송’, ‘윤랑어’라 불렸던 어보 속의 낯선 물고기들은 우리 밥상에 지금도 오르고 있을지, 어보의 값진 유산이 탄생한 바다는 과연 지금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풍요의 남쪽 바다를 간다.

경남 남해, 오랜 선조들의 지혜

오랜 선조들의 지혜를 수백 년 동안 이어온 곳이 어보에도 나와 있다.
‘어뢰’ 즉 ‘물고기 우리’란 전통적인 어로법인 ‘죽방렴’은 조수간만의 차를 이용하여 물고기를 가두어 건져내는 고기잡이 방식이다.


선조들의 유산을 이어가는 어부들에게 특별히 은빛 멸치는 제 발로 찾아드는 오래된 손님으로 남해의 거센 물살을 이겨내 육질이 쫄깃하고 단단하기로 유명한 멸치이다.
멸치는 [우해이어보]에도 기록되어 있는 것처럼 생으로 먹고 해풍에 말린 부드러운 우거지와 짭조름하게 조려먹기도 한다.


문원식 씨는 남해에 정착한지 10년 차로 마을에서 얻어온 남해 멸치로 새콤하고 달콤한 회무침과 남해의 대표 향토음식 멸치조림을 만든다.
선조들의 덕분에 더욱 푸짐해진 밥상을 맛본다.

경남 고성, 바다 품에 사는 어부 부부 이야기

고성 진해만의 바다를 새벽 3시 반이면 어김없이 바다로 나서는 이숙희 씨.
이숙희 씨는 김려가 어보에 말한 ‘제비처럼 날쌘 고성 어촌 아낙’과도 너무나 닮았다.
남편 천홍기 씨와 이숙희 씨가 향한 곳은 바다 위에 떠 있는 일터인데, 어보 속 물고기 못지않게 특이한 해산물을 건져 올리기 위해서란다.


미더덕과도 비슷하지만 더 동그랗고 울퉁불퉁한 오만둥이다.
부부는 20년이 넘는 동안 바다에서 서로의 생명줄이 되어 함께 일해왔고, 김려가 죽어서도 떨어지지 않는다고 썼던 ‘원앙어’를 떠올리게 하는 부부이다.
두 사람은 한없이 고단했지만 그것 또한 이겨내게 해주었던 것은 바다였다는 부부다.


바다는 아이들을 공부 시키고, 먹고 살았고, 그들에게 밥줄이며 생명줄이란다.
바다가 아낌없이 내어준 오만둥이로 감칠맛을 낸 깍두기와 새콤하고 달콤한 회무침,말렸다 불렸다 인고의 시간을 견뎌온 부부처럼 진하고 깊은 맛의 대구찜, 서로 지켜주는 어부 부부의 사람이 가득한 밥상을 맛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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