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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의 밥상>김려우해이어보, 창원 우해이어보, 풍요의 남쪽바다 우해를 가다, 율티마을 이상용, 통고추 문절망두 박이, 전통음식 연구가 김경미
꿀이꿀이 2022. 10. 5. 11:35<한국인의 밥상>
풍요의 남쪽바다 우해를 가다
지금으로부터 200년 전에 ‘우해’라 부렸던 남쪽 바다에서 우리나라의 최초 어보가 탄생한다.
‘보라어’, ‘감송’, ‘윤랑어’라 불렸던 어보 속의 낯선 물고기들은 우리 밥상에 지금도 오르고 있을지, 어보의 값진 유산이 탄생한 바다는 과연 지금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풍요의 남쪽 바다를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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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창원, ‘우해이어보’의 고향에 가다
‘우해’에 기대어 평생을 살아온 율티마을 토박이인 이상용 씨 와 이상율 씨 형제는 풍요로운 바다에 살았다.
지금의 창원 마산합포구 바다이자 옛 진해의 바다를 일컫는데, 바닷물과 민물이 교차하는 기수지역으로 사계절 어종이 풍부한 보물창고인 ‘우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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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쯤 과거에 ‘보라오’라 불린 볼락부터 지천에 넘쳐났던 문절망둑, 이 곳에서만 볼 수 있다는 ‘안반어’까지 바닷가 사람들을 먹여 살렸다는 다양한 생선들이 쉴 새 없이 올라온다.
율티마을 어부 형제가 가을맞이 물고기 사냥에 나서는데, 찬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이면 율티마을 밥상을 생선들로 가득 채우고 씹을수록 고소한 맛의 문벌망둑은 ‘고시래기’라는 별명으로 더욱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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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고추 문절망두 박이’는 문절망두 회를 통고추에 넣어 마늘과 집장을 얹어 먹는 배위에서 허기진 배를 채우던 어부들의 추억의 음식이었다.
동태 대신 보리멸에 방앗잎과 부추를 얹어 부쳐낸 지짐과 안반어 조림은 마을 토박이들만 안는 맛으로 물고기와 조개류가 넘쳐나던 우해의 풍성함은 200여 년 전에도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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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정 김려는 1801년 신유박해에 연루되어 율티마을로 유배 온 조선의 문인으로 어민들과 부대끼며 인근 바다의 물고기와 어민들의 사람을 기록했다.
이것이 우리나라 최초의 어보 [우해이어보]이다.
녹록지 않았던 귀양살이에 불면증까지 시달렸던 김려에게 어민들은 특별한 생선 요리로 따뜻한 위로를 전했다. 유배지였으나 언제나 풍요롭고 넉넉했던 우해와 사람들을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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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해 어민들의 삶과 밥상
[우해이어보]는 1803년에 탈고해 인문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72종의 물고기와 어민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우해이어보’에서 주목할 점은 칠언절구의 자작시를 통해 민중들의 삶을 그린 문학적인 어보라는 사실과 함께 평범한 물고기들이 아닌 ‘이어’ 특이한 물고기만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김려는 왜 우해의 물고기들이 특이하다고 하였을까?
우리 선조들은 우해의 물고기들로 과연 어떤 음식을 해 먹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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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음식 연구가인 김경미 씨와 우해의 물고기로 백성들이 먹었다는 것으로 짐작하는 바다 음식과 조리법을 살펴볼 수 있다.
옛날에 바닷가 백성들도 말려두었다가 구워 먹었다는 민어 부레, 뱅어를 담가 전으로 부쳐 먹었다는 특별한 식재료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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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도 경상도에서 즐겨먹고 있다는 오징어 탕국에 오랜 서민들의 음식인 젓갈과 식해, 그리고 상대적으로 화려했던 반가음식, 오랜 선조들의 바다 음식들을 맛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