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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한바퀴>
충청남도 논산
행복을 거둔다 들녘 동네
논산은 금강 하류를 따라 드넓은 전답이 너그러이 펼쳐져 있고, 논이 이만큼 많다는 동네 논산의 가을이 깊어져간다.
논산하면 생각나는 것은 병영과 딸기의 도시로 잘 알려져 있다.
논산은 치열했던 삶 쌓여 역사가 된 고장으로 백제군 마지막 격전지로 전국 2대 포구로 인해 번영했던 중심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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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산의 황금들녘은 언제나 뜨거웠고, 수많은 땀과 눈물이 논산의 평화롭고 풍요로운 풍경들을 다 빚어낸 수 있었다.
묵묵히 곡식을 걷어내는 농부의 마음처럼 지난 시간 걸어온 길대로 수확을 하듯 살아가는 논산 사람들을 만난다.
탑정호 붕어잡이 부부의 ‘인생은 아름다워’
탑정호는 논산 정중앙에서 옥토의 젓줄이 되어준다.
깊고 푸른 물을 자랑하는 탑정호는 속 깊은 곳에 수많은 어족자원을 품은 진정한 ‘어머니’이다.
탑정호의 무한히 내어주고 또 내어주는 물길 곁에서 노부부가 그물을 정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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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부부는 말없이도 손발이 척척 맞으며 따로 또 같이 라는 말이 이럴 때 쓰이는 것 같다.
부부를 따라 들어간 식당에서 붕어찜을 만드는데, 모든 것이 능숙해 보이는 그들에게는 탑정호는 마흔이 넘어 IMF때 도망친 도피처로 평생 갈 줄 알았던 남편의 직장과 함께 익숙했던 사모님 호칭도 영원한 것만 같았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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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변하지 않는 것은 마르지 않는 호수뿐이라고, 행복했던 시절 우연히 놀러왔던 탑정호가 생각나 가장 힘들었던 순간에 부부는 탑정호 옆에 터를 잡았단다.
터를 잡고 당연하게도 모든 것이 고생스러웠고, 그래도 탑정호가 있어 살 수 있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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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고플 때, 외로울 때, 호수를 곁에 두고 산다는 것은 마음의 허기를 잊을 수 있다고 말하는 노부부는 탑정호에 기대 살며 깨달았다.
노부부는 새벽 어스름히 걷힐 무렵 호수에 배를 띄우고, 파동 없는 긴 평화가 배 앞으로 끝없이 펼쳐진다.
언제나 고요한 수면 아래 붕어를 찾는 것은 이제 부부의 몫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