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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극장>사천 돼지농장, 효선 씨의 슈퍼 맘 다이어리, 효선 씨에겐 특별한 것이 있다, 효선씨네 한지붕 육남매, 국악 신동 민정이
꿀이꿀이 2023. 2. 5. 21:13<인간극장>
효선 씨에겐 특별한 것이 있다.
# 아이가 여섯, 효선 씨의 ‘슈퍼 맘’ 다이어리
“날개만 없었지 하늘에서 온 천사야.”
경남 사천의 돼지 농장, 입만 열면 며느리 자랑이 늘어지는 시아버지 구기효(76) 시어머니 문권두(70)와 돈사에서 땀 흘리며 일하는 장남 구정욱(46) 씨와 둘째 구종성(44) 씨이다.
그러나 돼지 농장집의 우리 집안 보물 1호는 며느리라 하시는 어르신들의 유별난 사랑을 받고 있는 맏며느리 최효선(40) 씨.
효선 씨는 아침마다 열여섯부터 일곱 살까지 한창 손이 가는 아이들이 여섯으로 종종걸음 치며 등교 준비가 한창이다.
다둥이 아이들을 깨워 밥을 먹이고, 손톱깎이고, 차로 학교에 태워다 주느라 한겨울에 반소매 차림으로 뛰어 다녀도 춥지 않단다.
아이들의 등교전쟁이 끝나면, 쉴 틈도 없이 돼지농장으로 달려가 작업복을 단단히 차려입고 돈사 청소, 트럭 운전, 사료 포대 나르기까지 일손을 보탠다.
구 씨 집안에 들어온 복덩이 슈퍼우먼 효선 씨를 시부모님이 눈물까지 쏟으며 며느리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이유는 시조카의 엄마가 되어준 것이다.
# 시조카들의 ‘우리 엄마’가 되어 준 효선 씨
효선 씨의 여섯 아이들 중에 자신이 낳은 4남매와 열여섯 태완이와 열네살 경덕이는 시동생의 아들들이다.
7년 전 시동생 종성 씨가 이혼을 하며 두 아들을 데리고 사천으로 내려와 시어머니는 졸지에 일흔이 다 되어가는 나이에 두 손자를 키우게 되었다.
조카 태완이는 몸이 약해 손이 많이 갔는데, 폐가 안 좋아 누워서 자지 못할 정도로 기침이 심했고, 시어머니는 태완이가 마음 아파 눈물로 밤을 지새웠다.
시댁 식구들이 다들 지쳐갈 쯤, 효선 씨가 키워보겠다며 먼저 손을 내밀며 조카 둘을 내 자식처럼 키워 온지 6년이다.
그녀는 그동안 속 끓이는 날이 많았는데, 몸이 약한 태완이를 데리고 병원에 다녔고, 둘째 경덕이가 가시 돋는 말로 속을 아프게도 했었단다.
그럴 때 그녀의 버팀목이 되어준 이가 친정어머니였으니, 조카들을 사랑으로 품어주라며 아낌없이 응원해주셨다.
그런 친정어머니가 2022년 3월 코로나19로 갑작스럽게 돌아가시며 황망함에 상실감도 컸는데, 그 눈물을 닦아준 건 큰조카 태완이었다.
사랑으로 보듬다 보니 어느새 두 조카는 의젓하고 건강해졌고, 태완이는 큰엄마의 비서 역할을 자처하며 껌딱지처럼 붙어 다녔다.
지금은 집 앞 슈퍼로 심부름도 혼자서 다닐 정도로 건강을 찾았고, 철없던 둘째 경덕이는 중학교에 진학하며 “키워주셔서 감사합니다.”며 깜짝 영상 편지로 마음 속 이야기를 전했다.
# 한 지붕 육 남매가 된 아이들
효선 씨 4남매는 엄마를 닮아서 사랑이 많고, 어떻게 보면 조카들이랑 사랑을 나눠 갖는 건데 불평 한마디 없는 남매들이다.
맏딸 수빈(15) 이는 태완 오빠와 경덕이의 수학 선생님을 자처하고, 애교쟁이 막내 수현(7)이가 엄마를 위해 춤을 출 때면 경덕이도 댄스 듀오로 함께 춘다.
다둥이들은 한 집에 산지 6년째로 태완이와 경덕이도 당연히 우리 식구로 누가 뭐라 해도 좋은 육남매다.
바르고 밝게 커 주는 아이들이 혀선 씨의 자랑으로 둘째 딸 민정이는 판소리를 배운지 4년 만에 실력이 늘었고, 사천 지역에서는 신동 소리를 듣고 있다.
민정이를 위해 1주일에 한 번은 국악 레슨을 위해 서울로 올라가야 하기에 새벽 3시면 일어나 도시락을 싸고, 차 안에서 아이 양치와 세수를 시키며 정신없이 서울로 올라간 지 2년째다.
맏딸 수빈이가 있어 이 일이 가능한 것이고, 사천에서 서울까지 왕복 10시간 엄마가 없는 사이 동생들을 씻기고 끼니를 챙겨주고, 아이들 숙제 검사와 공부까지 시킨다.
맏딸 수빈이를 위해 효선 씨는 데이트를 계획하는데, 모녀가 시내에 나가 옷도 사고, 마라탕도 함께 먹으며 오붓한 시간을 보낸다.
# 우리 집 주인공은 누가 뭐래도 ‘큰’엄마
여섯 아이가 버거울 때도 있는 효선 씨는 가끔은 제멋대로 행동하는 경덕이 때문에 가슴이 철렁하고, 기분이 들쭉날쭉해지는 태완이를 달래기 위해 진땀을 빼기도 했다.
효선 씨는 남편 정욱 씨에게 그동안 있었던 고충을 털어놓다가 눈물을 쏟아내고, 속마음을 몰라준 것 같아 미안한 남편이다.
그런 아내를 위해 아이들 걱정은 말고 바람을 쐬고 오라며 등을 떠밀어 여섯 아이의 후로 처음 자유 시간을 가진다.
바닷바람을 맞으며 모래에 ‘아빠, 엄마 사랑해요’를 적어보고 부모님을 향한 그리움을 꺼내 본다.
선물 같은 시간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진짜 선물을 따로 있었다.
큰딸 수빈이와 남편 정욱 씨의 특별한 무대는 아이들이 차례로 나와 공연을 펼치고, 삐뚤삐뚤 손 편지도 전한다.
지금껏 효선 씨가 쏟은 뜨거운 사랑의 증거는 밝고 따뜻하게 자라는 아이들이다.
세상 모든 엄마가 위대한 건 자식들을 위해 기꺼이 조연이 되어주기 때문이다.
아이들이 빛나는 주인공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효선 씨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